택시기사 "이용구 폭행영상 본 경찰, 못본 걸로 하겠다고 말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의혹을 처음 수사한 경찰이 핵심 증거인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도 “영상을 못 본 걸로 하겠다”고 말했다는 택시기사 진술이 나왔다.
23일 TV조선은 택시기사 A씨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을 지난해 11월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 담당 수사관에게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그동안 택시 블랙박스에 폭행 영상이 없었으며, 복원이 안 돼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1일 담당 수사관은 ‘블랙박스 복원 업체로부터 영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A씨에게 영상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해뒀던 30초 분량의 영상을 수사관에게 보여줬다. 하지만 해당 영상을 본 수사관은 “차가 멈춰 있네요”라며 “영상 못 본 거로 할게요”라고 했다고 A씨는 전했다.
경찰은 당초 ‘운행 중 폭행’을 입증할 택시 블랙박스 영상 등이 없어 이 차관을 현행범 체포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경찰은 택시기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로 이 차관에 반의사불벌죄인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해 내사 종결 처리했다. 운행 중 택시기사가 폭행을 당했다고 판단될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 없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앞서 경찰은 폭행 당일인 11월 6일 택시기사 A씨로부터 블랙박스 저장 장치인 SD카드를 받아 확인한 뒤 “블랙박스 저장장치 용량이 ‘0GB’로, 저장된 영상이 없다”며 되돌려줬다. 다음 날 A씨는 블랙박스 업체를 찾아가 이 차관 폭행 영상을 복원했고, 이를 재생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A씨는 그 다음 날 이 차관과 합의하고 휴대전화에 있는 동영상을 삭제했는데, 사건을 재수사하던 검찰이 이를 복원했다. 해당 동영상에는 이 차관이 A씨 목덜미를 잡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이 차관에게도 해당 영상을 보내줬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서초서 담당 경찰관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일부 사실로 파악돼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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