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여성이 찍은 '박민영 마사지'..무려 800만개 팔렸다는데 [남돈남산]

이덕주 입력 2021. 1. 23. 17:15 수정 2021. 1. 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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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데일리앤코 제공]
[남돈남산] 데일리앤코에서 판매하는 '클럭(Klug)’ 미니 마사지기는 2019~2020년 인터넷에서 소형 전자제품으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 중 하나입니다. 2018년 7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300만개를 팔았고, 지난해 12월 기준으로는 800만개를 판매했습니다(패드·밴드 포함). 800만개를 단순 계산하면 우리나라 국민 7명 가운데 1명은 가지고 있는 수준입니다.

클럭은 전기로 근육을 자극하는 EMS(Electic Muscle Stimulation) 저주파 마사지기입니다. 하지만 2018년 데일리앤코가 클럭을 출시하기 전에도 이미 기존 제품이 2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주 고객층도 명확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작은 중소기업들이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노하우'가 없었습니다.

클럭의 성공에는 먼저 2017년 7월 데일리앤코가 에코마케팅에 팔린 것이 가장 주효했습니다. 에코마케팅은 온라인광고전문 회사인데 그 전에는 고객들의 물건을 온라인광고 컨설팅을 통해 팔아주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유리카'라는 화장품을 팔던 데일리앤코를 인수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직접 실전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훈수만 두던 사람이 직접 바둑을 두기 위해 자리에 앉은 것입니다.

포털, 유튜브,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광고채널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고객의 후기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예전부터 있었던 노하우지만 이 노하우를 활용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중소기업 제품은 클럭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온라인 마케팅 노하우로 1년 만에 300만개를 판매하는데 성공한 클럭은 2019년 6월 광고모델로 탤런트 박민영 씨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국민' 마사지기 반열에 오릅니다.

온라인에서 고객을 확보한 후 대중적인 모델과 TV 광고를 통해 국민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성공의 공식을 밟은 것입니다.

[사진 = 데일리앤코 제공]
2018년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로맨틱코미디'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 잡은 박민영씨의 젊고 건강한 이미지가 '클럭'이 주 타깃으로 하는 고객군과 정확하게 들어맞았습니다.

올해 코로나19로 집콕 트렌드가 생긴 것도 클럭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홈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집에서 마사지를 하는 시간도 길어진 것입니다.

벌써 출시 3년째가 되면서 지루해질 수도 있는 클럭이 800만개를 판매하고도 여전히 팔리는 것은 포트폴리오를 계속 확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클럭은 기본적으로 전류를 발생시키는 본체와 젤패드로 구성되는데, 이 젤패드를 큰 패드, 대왕패드, 발패드, 무릎 마사지용 패드로 계속 확장해서 내놓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포함된 프리미엄 패키지는 약 13만원에 달합니다. 반면 기본 패키지는 4만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모델 박민영 씨에서 알 수 있듯이 클럭은 젊은 20·30대 여성이 주 고객층입니다. 그러나 800만대가 팔리면서 이제는 젊은 여성들이 부모님께 선물로 많이 드리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홈쇼핑에도 등장해 타깃 고객층을 넓히고 있습니다.

클럭이 2년 연속 불티나게 팔리고 '글루가' '몽제' 등도 성공을 거두면서 모회사인 에코마케팅은 올해 매출 1800억원(데일리앤코 매출 포함)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요가복(에슬레저) 회사 안다르에 투자하면서 의류패션 분야에까지 진출합니다. 단순한 온라인 광고회사에서 이제는 커머스업계의 기린아가 됐습니다.

요즘 클럭처럼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D2C(Direct to Customer)기업이라고 부릅니다. 백화점, 마트, 홈쇼핑, 오픈마켓(11번가·지마켓·쿠팡) 등 다른 기업들을 통해 제품을 팔기보다는 자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자사몰(klug.kr)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을 뜻합니다.

자사몰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면 큰 유통기업에 떼줘야 하는 수수료도 낮을뿐더러, 무엇보다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데이터는 제품 개선과 마케팅의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이제는 중소기업도 훌륭한 제품과 성공적인 마케팅 수단이 있으면 대형 유통기업을 거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앞으로도 중소기업 제품이 계속 성공하는 사례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매년 수많은 중소기업 제품들이 나타났다가 이름을 알리지도 못하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성공을 거둔 제품들이 있습니다. 매일경제 남돈남산은 '남의 돈으로 남이 산' 중소기업 제품을 앞으로 매달 두 개씩 소개합니다.

[이덕주 벤처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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