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울려펴진 "리사 수!" 왜 게이머들은 그를 찬양하나[오지현의 하드캐리]
‘잘해봐야 본전’인 환경 속에서 리사 수는 AMD를 구하기 위한 각종 고육책들을 내놨는데요.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라데온 Rx 200 시리즈 그래픽카드(GPU)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AMD가 암호화폐 채굴 붐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인기를 끄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리사 수는 R&D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금에야 AMD가 각종 벤치마크 테스트 기준으로도 인텔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준다지만 당시 시장은 인텔 독주 체제였죠. 드디어 2017년, AMD가 명운을 걸고 개발한 젠(ZEN) 마이크로아키텍처 기반의 ‘라이젠(RYZEN)’ 시리즈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엄청난 가성비를 자랑하는 라이젠 시리즈는 그야말로 초대박을 치며 AMD는 단숨에 수렁에서 빠져나와 인텔을 위협하는 존재로 거듭났습니다.
2017년 2월 상급형 제품인 라이젠7 발표를 앞두고 AMD의 주가는 600% 뛰었고, AMD는 같은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라이젠7과 라이젠5 판매로 매출이 59%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라이젠5 판매가 본격화된 2017년 4월 CPU 시장에서 AMD의 점유율은 불과 2개월만에 0.8%에서 25%까지 치솟았습니다. 라이젠3는 1080p의 해상도에서 ‘오버워치’, ‘도타2’ 등 주요 게임 구동에서 인텔 코어 i3 7300을 10%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ZEN 3가 출시됐는데 리사 수는 패기롭게도 라이젠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게이밍 성능을 들고 나왔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같은 게임에서 중시되는 단일 스레드 성능마저 인텔을 능가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거죠. 이로써 ZEN 3를 바탕으로 한 라이젠 5 5600X 제품은 동급의 인텔 i9 10900K를 모든 영역에서 완벽하게 추월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그래도 게임은 인텔”이라는 말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리사 수가 게이밍 성능까지 따라잡는 데 성공하면서 AMD의 CPU는 이제 가성비를 넘어 하이엔드 수요까지 잡아내게 됐습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리사 수는 2019년 한해동안 5,850만달러(약 724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는 글로벌 CEO 중 가장 많은 금액이었다고 하네요.
리사 수는 고성능 컴퓨팅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새해 목표를 밝혔습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기반 환경으로의 전환이 점차 빨라지는 가운데 AMD가 소비자들의 생산성, 학습, 엔터테인먼트를 지원하는 제품과 서비스 제공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AMD는 주요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PC, 게이밍, 데이터센터, 클라우드의 가능성을 지속해서 확장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어떤 혁신적인 제품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지, 리사 수의 다음 발걸음에 전 세계 게이머들의 눈길이 쏠립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루다는 시작일뿐”…인류 최강의 언어 AI와 놀아봤다[오지현의 하드캐리]
- 페이커 낳은 LCK, 교촌치킨처럼 '프랜차이즈' 된다고?[오지현의 하드캐리]
- 2020년 최고의 게임 주인공은…이토록 시끄러운 'GOTY'는 없었다[오지현의 하드캐리]
- 슈 게임·졸라맨 이제 추억 속으로…'RIP, 플래시'[오지현의 하드캐리]
- 게임으로 위안부 역사를 바꿀 수 있다면[오지현의 하드캐리]
- 홍 부총리 '주택시장 실수요 재편'…시장선 '내집 꿈 접을판'
- 양주 4% 폭등·제주마저 상승…‘영끌’했는데 집값 상투?
- [범죄의 재구성] 성경만 골라 훔친 50대…‘상습 절도’에 법원이 내린 벌은
- 영국서 자가격리 되면 75만원 지급받는다
- 택배차량 아파트 출입 놓고 엇갈린 입장…입주민 '안전이 우선' VS 택배기사 '배달 어려움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