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다신 망하고 싶지 않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윤지혜 칼럼 2021. 1. 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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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의 의도라는 것을 알면서도 유명인과 연이 닿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구매는 훨씬 쉬워진다.

누군가는 홍보 한 번 하기 위해 온갖 품을 다 팔 때, 그들은 방송에 출연하는 유명인이라는 위치를 활용하여 재미를 명목 삼아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사리사욕만 채우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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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홍보의 의도라는 것을 알면서도 유명인과 연이 닿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구매는 훨씬 쉬워진다. 왜냐하면 수많은 선택지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특정한 어느 하나를 인식하는 것조차 어려운 까닭이다. 그래서 유명인의 입김이나 방송의 전파를 타는 것은 무언가를 팔아 수익을 얻는 일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바로, 문제는 간혹 이것을 특권처럼 남용하는 사례들이 발생한다는 거다.

대표적 에로 얼마 전부터 본래의 취지가 퇴색되었다는 비판에 놓인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들 수 있다. 2019년, 대한민국 각계각층의 최정상 보스들과 그들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일상을 역지사지의 눈으로 살펴보겠다며 시작된 프로그램이, 현재 출연자가 사사로이 만든 개인 방송이나 새로이 개점하는 가게 등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

출연자 중 하나인 현주엽은 농구감독직을 내려놓게 되면서 ‘먹방’을 소재로 한 개인방송을 시작했는데 이것을 고스란히 노출시킴으로써, 송훈은 제주도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송훈 파크’를 만드는 과정을 노골적으로 공유함으로써 자연스레 홍보 효과를 누린 것.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보기 위해 시간을 내어 앉아 있던 시청자들로서는 자칫 농락당한 느낌이 들 수 있을만큼 불쾌한 상황이라 하겠다.

엄연히 기획의도가 있는 프로그램으로 이에 맞추어 출연해야 할 이들이, 충실하게 책임을 다하기는커녕 콩고물에 더 신경쓰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인 동시에 이치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홍보 한 번 하기 위해 온갖 품을 다 팔 때, 그들은 방송에 출연하는 유명인이라는 위치를 활용하여 재미를 명목 삼아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사리사욕만 채우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실 ‘사장님은 귀는 당나귀 귀’뿐만이 아니다. 개그맨끼리 결혼한 사람들 중에서 유독 이혼한 커플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집중 탐구하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 JTBC ’1호가 될 순 없어’에서는 팽현숙이 운영하는 반찬가게에 포커스를 맞춘 장면이 다수 등장하는 등 맥락 잃은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그녀의 반찬가게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도 올랐으니 홍보 하나는 제대로 되었다 하겠다.

두 번 다신 망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엔 충분한 공감을 표하나, 자영업을 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이 절박함이 그들의 사업에 방송 프로그램이 홍보 용도로 이용되는 것을 묵인하고 넘어가야 할 이유가 될 순 없다. 해당 프로그램의 본질을 훼손함은 물론이고 상도덕에도 어긋나는 모양새로, 영향력을 지닌 유명인이 지양해야 할 불공정한 방법을 앞장서서 행하는 꼴이라 혹여 상대적 박탈감을 안길까 하는 우려 또한 커진다.

사전에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실패하지 않는 선택을 하려는 오늘의 우리들에게, 드러나든 은근하든 유명인의 홍보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나름의 신뢰도를 기반으로 하는데, 유명인이 가진 영향력은 그들 자체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우리가 부여한 특권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더욱 올바르게 사용해야 할, 남용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부여된 것은 언제든 다시 거두어질 수 있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JTBC '1호가 될 순 없어']

1호가될순없어 | 사장님귀는당나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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