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으로 오지에 저렴한 인터넷을" 꿈 접은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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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층권 하늘에 풍선을 띄워 전 세계 오지에도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는 구글 룬의 실험이 실패로 끝났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22일 '룬의 마지막 비행'이라는 제목의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1년 이상 성층권의 악조건을 견뎌낼 수 있는 풍선을 개발하는 등 획기적인 기술 성과가 있었지만 상업적 생존의 길은 예상보다 훨씬 더 길고 위험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수개월 안에 운영을 접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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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시작 1년 안돼 자금난에 두손
기술적 성과 컸지만 상용화 벽 못넘어
성층권 하늘에 풍선을 띄워 전 세계 오지에도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는 구글 룬의 실험이 실패로 끝났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22일 '룬의 마지막 비행'이라는 제목의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1년 이상 성층권의 악조건을 견뎌낼 수 있는 풍선을 개발하는 등 획기적인 기술 성과가 있었지만 상업적 생존의 길은 예상보다 훨씬 더 길고 위험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수개월 안에 운영을 접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11년 '다음 10억명이 아닌 마지막 10억명을 위한 저렴한 인터넷망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구글 문샷 프로젝트의 하나로 출발한 지 10년만이다.
이 아이디어는 태양 전지로 작동하는 테니스 코트 크기의 헬륨 풍선을 고도 20km 성층권에 띄운 뒤, 이를 인터넷 기지국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구글은 2013년 6월 이 프로젝트를 대외공개한 뒤 수년간 현장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7월 케냐에서 처음으로 성층권 풍선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서비스 시작 1년도 안돼 사업 자체를 접기로 함에 따라 현재 수도 나이로비를 포함해 케냐 중부 및 서부 지역 하늘을 비행하고 있는 30여개의 풍선들은 룬의 처음이자 마지막을 장식하게 됐다.
고비용 기술 프로젝트에 대한 태도 달라져
룬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방침에 따라 독자적 생존을 위해 2018년 독립한 뒤 2019년 소프트뱅크의 햅스모바일(HAPSMobile)로부터 1억2500만달러의 투자금을 받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점차 자금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함에 따라 지난해 다시 다른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며 "룬을 접기로 한 것은 고비용 기술 프로젝트에 대한 구글의 또 다른 긴축 신호"라고 평가했다. 2010년대를 지나오며 전 세계 인터넷망이 크게 확장돼, 성층권 풍선인터넷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크게 줄었다는 것도 사업을 접은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룬 최고경영자 앨러스테어 웨스트갓(Alastair Westgarth)은 별도의 성명에서 “많은 파트너를 찾아봤으나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업을 구축할 만큼 비용을 낮출 방법을 찾지 못했다”며 “오늘 룬이 종료한다는 사실을 공유하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알파벳은 2015년 이후 벤처 사업들의 재정을 면밀하게 점검해 왔다. 지난해 중단한 풍력발전 비행기 '에너지 연'을 생산하는 프로젝트 마카니(Makani)도 외부 투자를 확보하지 못해 폐기한 사례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주도로 사업 전망에 구애받지 않고 원대하면서도 다소 엉뚱한 기술 프로젝트 '엑스'(X)를 속속 출범시켰던 때와 비교할 때 오늘날의 구글은 사업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엄격해진 셈이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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