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S] 홍원기 키움 신임 감독의 단언 "외압 없을 것..약속 받았다"

유병민 기자 2021. 1.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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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 21일 새 사령탑에 홍원기 수석코치를 선임했습니다. 홍원기 신임 감독은 계약기간 2년에 연봉 2억 원 등 총액 6억 원으로 영웅군단의 지휘봉을 잡게 됐습니다. 홍 신임 감독은 SBS와 통화에서 "영광이라고 생각하지만, 영광보다는 책임이 더 막중해지는 것 같습니다"라며 "그라운드에서 정확한 목표 설정을 주문할 것이고, 프로야구 선수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주문할 예정"이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습니다.

키움 구단은 지난해 10월 손혁 전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지휘 공백이 생겼습니다. 구단은 지도자 경험이 부족한 김창현 QC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히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는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하면서 파격은 실패로 마무리됐습니다.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신임 감독을 선임해야 했지만, 하송 전 대표가 일신상 이유로 물러나면서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허민 이사회 의장의 이른바 '야구 놀이'에 따른 갑질 의혹 등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령탑 공백은 80여 일이나 지속됐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가 돼버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선수단의 동요가 예상되지만, 홍원기 신인 감독은 큰 우려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시즌을 준비하는 데 선수들의 동요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우리 구단은 시스템이 정착이 돼 개인적으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확인도 했고요. 구단 내부적으로 시끄러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구단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각자 맡은 부분을 충실히 하면 될 거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키움 구단은 이장석 전 대표의 비리 횡령과 허민 의장의 갑질 논란 등 각종 외풍에 시달려왔습니다. 특히 구단 수뇌부의 현장 간섭으로 인해 역대 감독들은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로 힘들어했습니다. 홍원기 신임 감독은 수뇌부 간섭에 대한 우려를 묻자 단호한 어조로 답했습니다.

"외압 없을 것…약속받았다" 계약서에 사인하는 홍원기 키움 신임 감독. 오른쪽은 고형욱 신임 단장


"요즘 '프런트 야구', '프런트 야구' 하는데 저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감독이 결정권자이긴 하지만,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 여러 의견을 반영해야 합니다. 구단에 '(수뇌부의) 입김을 최대한 막아 달라' 이런 이야기는 안 드렸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도 받았으니까요. 제가 먼저 가서 상의를 하고,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주는 등 발전적인 방향으로 많은 공감대를 형성해서 이야기 드렸습니다."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키움은 큰 숙제가 두 개 있습니다. 첫째는 미국으로 떠난 중심타자 김하성의 공백, 두 번째는 새 외국인 타자 영입입니다. 홍 신임 감독은 김하성의 공백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저희 팀은 강정호, 유한준, 손승락 등 해마다 많은 선수가 유출됐습니다. 그때마다 유출에 대한 걱정보다 새로운 선수가 나올 거라는 기대가 더 컸던 거 같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돼 왔었고요. 김하성 선수가 미국으로 가고, 올 시즌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 선수도 많지만, 나가는 자리엔 누군가 나와서 훌륭히 메울 거라는 그런 기대를 늘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타자 영입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으로 떠난 김하성. 올 시즌 키움의 숙제는 그 공백을 어떻게 메꾸느냐다.


"김하성의 공격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외국인 타자 영입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간에 쫓겨서 스카우트하는 것보다 4월 4일 개막일에 맞춰서 올 수만 있게끔 해달라고 했습니다. 신중을 기해서 강력한 클러치히터를 뽑아달라는 의견을 단장님과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공수에서 김하성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수준급의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다면 키움은 올해도 우승 후보로 꼽힐 전망입니다. 홍원기 감독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데뷔 첫 시즌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면서 '+8'을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힘든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NC와 1위 다툼을 했습니다. 후반기 마운드 전력이 떨어지고, 외부적인 부분으로 선수단이 흔들렸지만 우리의 저력을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현재까지 분석된 상황에서는 올 시즌 '+8'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관건인 거 같습니다. 각 파트별 회의를 통해서 그 부분을 메운다면 저는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작년에 NC가 고척돔에서 한국시리즈를 하는 걸 TV로 봤는데 참 힘들었습니다. 올해는 우리가 고척돔에서 마지막까지 경기하겠다는 걸 팬께 약속드리고 꼭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수석코치를 맡게 된 김창현 코치


P.S. '라커룸S' 홍원기 감독편을 마무리하는 중 새 코치진 인선에 관한 구단의 보도자료가 도착했습니다. 지난해 QC코치와 감독대행을 맡았던 김창현 코치가 수석코치를 맡게 됐습니다. 홍원기 감독은 구단을 통해 "김 수석코치는 오랜 시간 전력 분석원으로 활동했고,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런 경험들이 나와 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돼 수석코치를 맡겼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습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연합뉴스)  

유병민 기자yuball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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