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재귀반사식 번호판 문제, 제대로 잡았는지요?

이승현 입력 2021. 1. 23. 09:57 수정 2021. 1. 23. 10: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칼럼니스트=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자동차 번호판은 자신의 신분을 남들에게 확실하게 알려 떳떳하고 문제가 없다는 하나의 시그널이다. 당연히 정상적인 번호판이어야 하고 번호판등도 꺼지는 일이 없도록 제대로 관리하여야 한다. 다른 국가에서는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으면 엄히 단속하고 벌칙도 강하며,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으면 차체에다 의무적으로 더 크게 인쇄하여 더욱 잘 보이게 한다.

국내의 경우 여러 번의 번호판이 바뀌면서 길거리에는 다양한 번호판이 수놓고 있다. 예전 한 번호판은 녹색바탕으로 되어 있어서 보기에 촌스럽다고 하여 개선됐다. 그러나 번호판의 본래 임무는 외부에서 잘 보이게 하는 것이 주목적인 만큼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렇게 하여 등장한 번호판이 바로 흰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로 되어 있는 현재의 번호판이다.

그러나 이 번호판은 페인트 방식이이어서 인식은 물론 야간에 잘 보이지가 않아서 실효성에 대한 언급이 많다. 페인트 방식은 고속도로 등에서 돌 등이 튀겨서 페인트 면이 벗겨지는 등 각종 문제가 노출되기도 하였다. 야간에는 번호판등이 켜져 있어도 잘 보이지가 않아 문제 발생 시 순간 확인이 어렵다. 야간에 순간 지나가는 차량의 번호판을 읽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문제가 크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반사율을 높인 번호판이 등장하여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재귀반사식 번호판이다. 이미 전기차 등의 무공해차에는 푸른색 바탕의 재귀반사식 번호판이 사용되고 있다. 재귀반사식은 반사율이 높아서 야간 인식률이 높고 푸른색의 국가 문양도 옆에 입혀서 미려하게 만드는 등 일선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여기서 문제는 품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유럽과 같은 번호판 반사율인 휘도가 40cd 정도가 아닌 3~12cd가 책정한 것이 문제다. 유럽의 경우 반사율이 워낙 높아서 야간 등은 물론 인식율이 상당히 높은 장점이 부각된 반면 우리는 명목상 재귀반사식 번호판을 도입했으면서도 효과는 미미하다. 이렇게 한 이유는 휘도가 12cd 이상인 경우 반사율이 높아 무인단속기의 측정이 불가능해지면서 문제가 있어서다.

하지만 3cd 이상으로 책정한 부분은 납득이 어렵다. 이렇게 낮게 휘도를 책정하면 고가의 재귀반사식 번호판을 도입하는 의미가 희석된다. 휘도를 12cd로 고정해 사용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고 있다. 휘도를 높게 한 번호판의 경우 상황에 따라 무인단속기의 인식이 안된다는 유튜브 영상이 발표되면서 이를 언급한 유명 유튜버를 검찰에 고발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당연히 의심이 가는 문제제기를 하고 당국인 국토교통부의 조사와 개선을 요구하는 영상이건만 이를 고깝게 여겨 고발조치한 것이다. 일종의 입막음과 같은 나쁜 행태다. 개선을 요구하는 사례를 국가 조직이 개인을 상대로 고발조치를 한 부분은 인정할 수 없는 행위라 비난하고 싶다. 그 이후 국내 한 방송사에서 실제 실태조사를 해보니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경우 서울 시내 임의의 3군데의 무인단속기 시험에서 한건도 찍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고발에 대하여 취하하지 않아서 유튜버는 검찰 조사를 받기도 하였다.

문제가 있으면 솔직하게 밝히고 개선하면 될 것을 숨기고 엉뚱하게 남에게 뒤집어 씌우기 한 것이다. 그것도 국토교통부라는 중앙정부가 말이다. 더욱 아쉬운 부분은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문제점이 확인됐지만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슬쩍 개인을 상대로 재갈을 물리지 말고 확실하게 문제를 개선하려고 해야 한다. 동시에 문제가 확인되면 고발한 개인 유튜버에 대한 사과와 손해배상도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재귀반사식 번호판에 대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 제대로 된 조치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이승현 (eye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