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학력·사진까지 거짓..손창현 "능력 없는데, 욕심은 났다"
타인의 소설·노래 가사·사진 등을 닥치는대로 도용해 각종 공모전을 휩쓴 손창현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는 '거짓된 삶을 살아온 한 남자, 그는 왜 남의 것을 훔치나'라는 타이틀로 손창현을 조명했다.
손창현은 SNS에 자신이 명문대학교를 졸업한 공군 장교 출신 항공사 조종사라고 소개했다.
1980년생인 그는 나이 역시 1985년이라 거짓으로 적었다. 또한 자신의 나이를 49세라고 속이고 시니어 공모전에 참가하기도 했다.
온라인 상에 공개한 자신의 사진은 만화가 김수용의 사진인 것으로 밝혀졌다.
손창현은 본인의 창작물이 아닌 무단 도용한 타인의 작품으로 20건이 넘는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다.
그는 2018년 백마문화상 수상작인 단편소설 '뿌리'를 그대로 베껴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2020 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제 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등 5개 문학상을 탔다.
손창현의 기행은 소설 '뿌리' 원작자인 김민정 작가의 폭로로 처음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소설 도용 사건에 대해 오히려 자신이 변호사라고 사칭하며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손창현의 변호사'라는 이가 쓴 글도 실제로는 손창현이 변호사를 사칭해 직접 작성한 것이었다.
손창현은 변호사 선임여부를 묻는 질문에 "변호사를 사지 않았다"며 "사칭은 아니다. (해당 글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니까 (변호사 행세를 하며) 이건 아니지 않냐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창현은 우선 "제 잘못이 맞아 그분에게도 큰 피해가 됐고 법적·도의적으로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며 순순히 표절을 인정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본 원글에) 글쓴이가 없었다"며 "나도 추측한 건데 누군가 퍼간 글을 본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옮긴 글을 자신이 다시 옮긴 것이라는 취지의 말이었다.
그는 또 "당시 당선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솔직히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 문학 작품 표절이 이렇게 큰 건지 인지하지 못했다. 그쪽을 전문적으로 하는게 아니다보니, 이렇게까지 큰 파장이 있을 줄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창현은 "같이 올라온 것 중 네개 정도는 (표절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수상한 일부 공모전에 응모했던 작품은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는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해서도 "(진짜 이력이 뭔지) 다 기억 못한다"며 "가짜는 반 정도 되는것 같다. 뒤섞여 있어서 정확히는 기억이 안난다"고 덧붙였다.
손창현의 어머니와 형은 그가 군에서 불명예 전역을 한 뒤, 알코올 중독, 우울증 등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고 했다.
손창현의 어머니는 "이런 말을 듣는 게 처음인데 뭐 큰 사건이었어요?"라며 놀라워했다.
이어 손창현의 표절 사건을 알게된 그는 "(아들 손창현이) 불명예 제대 후 정신병원에 한 몇 달 있었다"며 "매일 술 먹고 폭력을 썼다"고 말했다.
손창현은 표절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뜻하지 않게 군에서 나와 (취업이 되지 않아) 거의 3년 동안 집에 있었는데 자존감이 너무 떨어졌다"며 "군대 다녀와서 이력서, 원서를 냈는데 다 떨어졌다. 내가 쓸모 없는 인생을 살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분야 공모전이 올라왔는데 능력은 없는데 욕심은 났다"며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 때문에 이같은 행동을 벌였다고 했다.
그는 "글 도용하는 리포트 사이트 그런 곳에서 상을 받고 나니 그게 나인 것 같았다. 표절이 아니라 그게 내 능력이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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