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의 겨울 간식은?

입력 2021. 1. 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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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초강력 한파가 닥쳐서 그런가요? 올겨울은 왠지 더 움츠러들게 되고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밖에 잘 나가지 못해서인지 답답함을 호소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네, 그렇죠. 그래서 집에서 찾는 재미들이 하나씩 생기는데요. 요즘 겨울철 간식 소비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이 긴 겨울을 어떤 간식거리로 달랠까요? 오늘 한번 알아보죠. 함께 하실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올해 겨울은 유난히 더 지루하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겨울에만 할 수 있는 스포츠 활동도 못 하고 밖에 나가지도 못하니까요 두 분은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요즘에 좋아하는 약주 못 하잖아요. 식당들도 뭐 저녁에 아홉 시만 되면 바로 문 닫으니까 그래서 전혀 아무것도 못 하고 저녁에 그냥 일찍 집에 들어갑니다. 빨리 들어가니까 아내가 좋아하기도 하는데, 사실 저는 이 거리두기가 언제 끝나가나 해서 지금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요. 저도 마찬가지로 힘듭니다. 안 그래도 긴 겨울밤 더 길게 느껴지는데 그래서 더 야식을 찾게 되는 거 같습니다.

그렇죠. 이 겨울에는 야식의 유혹을 참을 수가 없잖아요.

저는 요즘 식구들이 일 안 하고 가만히 있으니까 먹는 건 더 먹으려고 하는 거 같아요. 애들하고 치킨 같이 앉아 먹고. 정말 맛있거든요.

그렇죠.

그런데 예전에는 겨울밤이면 골목마다 들리던 아주 우렁찬 소리가 있었는데요.

이 얘기하니까 아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요. 그 추억의 소리 한 번 들어볼까요?

이 소리. 오랜만에 들으니까 반갑게 느껴지는데요.

그렇죠. 두 분 이 소리 혹시 들어보셨었어요?

저는 잘 못 들어봤던 거 같아요.

저건 보지 못 했습니다.

북한에는 이렇게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메밀묵을 팔고 이런 장사는 없었나 보네요?

사실 북한에도 저런 장사를 하면 돈 좀 벌 거 같은데 야밤에 괜히 다니면서 저런 장사하는 게 통제되고 있고요. 그리고 되게 위험해요. 가로등도 없고.

그렇군요.

지금은 24시간 편의점도 있고 밤늦게까지 배달도 해주 이러니까 사실 야식 먹고 싶다 이러면 여러 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지만.

언제든지 먹을 수 있으니까요.

남한에는 겨울철 간식거리가 많잖아요.

그렇죠.

호빵, 호떡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죠.

뭐예요?

바로 어묵이죠.

그렇죠.

따뜻한 국물 마시고 한 입 베어 먹으면 추위가 싹 사라지는데요.

아, 최고죠.

하나 먹으면서 국물까지 국물 두 개, 세 개 곱빼기로 먹었거든요.

국물 후후 이런 것도 맛있지만 딱 붕어빵 이렇게 해서 호떡 먹는 그 재미가 있는데 두 분 드셔보셨어요?

저는 사실 붕어빵이라고 그 말만 들었을 때 안에다 붕어를 넣었나?

그래서 붕어빵은 붕어가 들었을 거다.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

아뇨, 아뇨. 저는 그렇게 생각했다니까요.

안에다가 붕어를 넣어서 붕어가 좀 민물고기라 비린내가 날 거 같은 느낌도 좀 있고. 근데 다른 친구가 딱 먹는데 까만 속이 보여요. 팥을 넣었대요. 놀랐어요.

북한에는 이렇게 겨울철 길거리에서 파는 간식 뭐가 있어요?

군고구마, 군밤 이런 것들을 많이 먹습니다. 특히 평양시 같은 데 가면 저녁에 퇴근할 때 길 옆에 군고구마 하고 군밤을 종이 봉지에다 담아서 팔아주거든요. 퇴근하면서 직장에서 퇴근하면서 그거 하나씩 들고 들어가면 애들이 정말 좋아하고요.

저희가 북한 화면을 한 번 찾아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와, 저렇게 군밤 군고구마 이렇게 딱 쓰여있네요.

네, 군고구마 냄새 그냥 지나치기 힘들죠.

그런데 겨울이면 전 지역에 이런 군고구마 매대가 있다는 거죠?

전국에 북한이 군고구마나 군밤 매대를 전국으로 확산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있었어요.

북한 전역에 사회 봉사망이라든가, 편의 봉사 관리소라든가, 이런 데서 매대를 하나씩 가지고 나가서 지역에도 다 있어요.

사실 저는 군고구마 진짜 좋아하는데 꼭 군고구마 먹으면 딸꾹질이 나요, 저는. 그래서 꼭 우유랑 같이 먹거든요.

저처럼 우유랑 같이 먹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꼭 이 군고구마를 드실 때 김치랑 같이.

저희가 살던 쪽에서도 고구마 먹을 때는 꼭 김치를 김치 그릇을 가져다놓고 먹어야, 그러니까 이게 김치하고 같이 먹어야 소화도 잘 되고 고구마 급하게 잘못 먹으면 속이 딱 막힐 때가 있거든요. 그때 김치 국물 한 사발씩 마시면 시원하고 쑥 내려가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요즘에 군고구마는 계속 인기지만 사실 다양한 먹을거리가 생겼습니다. 북한은 어때요?

예전에는 양강도 일부 지역에만 있었는데 지금은 북한 전역 시장에 핫 아이템이 있어요.

뭐예요?

겨울 핫 아이템 감자떡이에요.

감자떡이요?

네, 감자떡. 그 감자떡을 가마솥에서 꺼내서 이런 대야에다 담아서 주면 보따리, 보따리 싸서 나가서 하면 김이 펄펄 나는데 그걸 진짜 후후 불면서 먹는 맛도 엄청 좋아요.

궁금한데요?

제가 오늘 만들어가지고 왔습니다.

진짜요? 먹어볼 수 있는 거예요?

그렇죠.

네네 주세요.

네, 여기 모양도 예쁘고. 색도 너무 예쁜데요. 모양이 큰 송편 같고 또 색은 강원도 감자떡하고는 좀 다르게 뭔가 호박 색깔도 좀 나는 거 같고 늙은 호박.

이게 뭐 든 거예요?

안에는 양배추 속이 들어있어요.

양배추요?

네, 그래서 양배추 양념이 살짝 배어 나와서 호박 색깔이 조금 비치는 거고요.

제가 사실 양배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요. 양배추가 들어갔다 그래서 어떡하지 싶은데 하나 먹어볼까요?

한번 먹어볼래요. 전 궁금합니다.

맛있는데요? 양배추 맛이 별로 없고 그냥 감자 맛이 있네요.

아, 소에다가 양념을 다 하신 거구나. 매콤한데요? 만두 같아요. 조충희 씨는 어떠세요?

옛날에 고향에서 먹던 그 맛이 나네요. 되게 잘 만들었어요.

덕분에 북한 간식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근데 감자떡도 그렇고요. 군고구마도 그렇고 굉장히 건강 음식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맞아요.

북한에서 감자 고구마 이런 구황작물도 많이 생산합니다. 요즘에는 이런 구황작물이 그래도 시장에 나와서 간식으로 먹을 수 있었는데, 사실 조금 생활이 곤란한 사람들한테는 이게 한 끼 식사예요. 감자 한 개, 두 개가 그냥 한 개, 두 개로 끼니 건널 때도 많고, 특히 여성들인 경우에는 남편이나 애들한테만 밥 올려다 주고 자기는 앉아서 고구마 한 개, 두 개로 때우고 '배부르다. 난 이미 먹었다.' 이런 식으로 지나가는 한 끼 때우는 경우가 되게 많았죠.

네, 그렇겠네요.

요즘에 우리나라도 참 힘드신 분들 많이 계시지만 북한에서는 사실 먹을거리가 큰 걱정거리잖아요.

사실 남한처럼 치킨 저희도 애들이 있다 보니까 치킨 또 다른 간식거리들도 많이 먹는데 이렇게 많이 여러 가지를 많이 먹을 수 있는, 그런 건 북한에는 없지만, 그래도 가족끼리 모여서 단출하게 간식거리를 먹을 때는 저희는 시기별로 간식거리가 있어요. 봄날에 감자 움텄을 때 감자에 있던 녹마가 당분으로 포도당으로 변하면서 감자가 달거든요. 부뚜막 옆에 가마. 거기에 따뜻하게 놨다가 간식으로 온 식구들이 먹고. 제가 오늘 만들어가지고 온 건 감자떡이지만 감자설기도 있거든요. 감자설기가 정말 집 나간 며느리 당장 붙들어오는 맛이에요. 정말 맛있거든요.

말씀하신 게 전부 다 감자 요리예요. 감자 하나가 만능인 거 같아요.

감자부터 시작해서.

감자 가지고요. 제가 여명에서 일을 할 때 여명은 늘 연에 한 번씩 요리 경연대회가 있어요. 이 때 감자 가지고 제가 최종적으로 모든 가지 수로 했는데 160가지에요.

조충희 씨는 북한에 계실 때 이 긴 밤 어떻게 보내, 감자랑 같이 보내셨나요?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저희는 그렇게 감자가 많지 않아서 콩 강냉이를 닦아먹었습니다.

네? 강냉이 닦아먹었다고요?

네.

닦아서?

닦는다는 게 뭡니까? '볶는다' 그런 뜻인가요?

네, 그냥 이제.

볶는단 소리.

볶는데 철판에다가 강냉이나 콩. 조금 여유가 있을 땐 콩 하고 강냉이를 섞어서 닦으면, 먼저 콩부터 골라먹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강냉이까지 다 먹고. 사실 콩 닦고 강냉이 닦아서 막걸리라든지 술 한 잔 먹으면 안주도 되거든요. 그래서 이제 사실 그런 방식으로 하고 두부 같은 거 따뜻하게 데웠다가 간장이나 장에다 찍어서 마시면서 저녁 시간 보내고 했습니다.

아까 감자설기 얘기도 하시고 콩 얘기도 하시니까 우리도 밤콩설기도 생각나고 이렇거든요. 근데 북한 겨울 간식 얘기하다 보면 저는 어린 시절도 떠오르고 아무래도 우리 어린 시절 같아요.

그런 거 같아요.

그리고 예전 시골 할머니 댁도 떠오르고 그런 거 같습니다.

사실 뭐 예전에 우리가 먹었던 간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거 같기도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지금은 많이 사라진 풍경이긴 한데요 두 분은 오늘 겨울 간식 얘기하다 보니까 고향 생각 특히 더 나실 거 같습니다.

네, 저는 진짜 겨울이면 저희 집은 농촌집이었는데, 온돌집이잖아요. 겨울 구들이 완전 따뜻한데, 북한은 눈 뜨고 낮에 나가 일하는 시간 제외하고는 식구끼리 모여서 오글오글 얘기도 많이 하고 이런 날이 되게 많거든요. 그 때 식구들끼리 앉아서 이 소리 저 소리 하면서 먹었던 그 음식 그런 추억도 좀 나고요. 아무튼 고향 생각이 많이 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콩이나 옥수수 닦아서 볶아서 먹고 이랬는데 사실 단백질이 많이 부족하거든요.

저는 여기 와서 치킨 족발 이런 거 먹으면서 되게 많이 부러웠습니다. 족발 같은 경우에 북한에서는 족발을 여기 딱 발만 잘라서 이제 만듭니다. 근데 여기 와서 보니까 발목까지 잘라서 족발을 하더라고요.

너무 이렇게.

사실 족발은 여기까지 먹어야 더 맛있다 이런 것도 좀 알려주고 싶습니다.

네, 말씀 주신 대로 우리 맛있는 간식들 북한 주민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도 들고요. 여러모로 힘든 겨울이지만 온 가족이 모여서 간식도 나누고 정도 나누는 따뜻한 겨울 보내셨으면 좋겠네요.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06670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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