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열병종대의 무력시위

2021. 1. 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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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북한이 8차 당대회를 기념해 개최한 열병식에서 화려한 조명과 축포 등의 다양한 장치로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는데요.

◀ 차미연 앵커 ▶

호위부대나 특수부대 같은 50개 열병 종대의 행진과 현대화된 개인 장구들을 선보이면서 무력 시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갈수록 화려해지는 열병식 행사를 통해 북한이 과시하려는 건 뭔지,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열병~~행진은! 종대~~단위로!"

지난해 10월 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이후 석달만에 같은 자리에서 열린 열병식.

규모는 약간 축소됐지만 50개의 열병종대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조선중앙 TV] "장엄한 열병 행진이 개시됐습니다."

가장 먼저 등장한 건 명예기병종대.

[조선중앙 TV] "위용찬 기병대의 맨 선두에 역사적인 백두산 군마행군길에서 천출명장께서 몸소 타셨던 그 날의 뜻깊은 백마가 백두영마의 질풍기상을 떨치며 대오를 이끌고 나갑니다."

지난 2019년 10월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을 오를때 직접 타고 갔다는 바로 그 말이라는 겁니다.

김 위원장이 맨 앞장에 서서 모든 열병 대오를 이끈다는 상징성을 부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뒤이어 김위원장을 밀착 경호하는 호위처 종대.

[조선중앙 TV] "오천만번을 우리 살아서 김정은 동지를 보위하리라 우리 혁명으로 심장의 피 펄펄 끓이는 대오 당 중앙위원회 호위처 종대"

호위국, 호위사령부 종대까지 3개의 호위 부대가 지도부 수호의 결의를 시위하며 행진합니다.

[김대영/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위원]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을 보호하고 정권을 보위하는 핵심 부대라고 할 수 있는데 중국의 열병식을 많이 참조한 것 같아요 중국같은 경우에도 무장경찰부대가 열병식에 등장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최전방 동부지역 1군단을 필두로 북한의 주력 군단들이 들어섭니다.

[조선중앙 TV] "조국의 동부 관문을 철옹성으로 지켜선 인민군대의 맏아들군단 제1군단종대입니다."

[신종우/국가안보포럼 사무국장] "부대의 어떤 중요도와 가치를 두고 종대가 순서대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전방 군단 같은 경우는 화력이 좀 세잖아요 전방을 또 지킨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부대가 있고, 그 다음에 특수작전군, 북한은 특수전을 상당히 강조하잖아요."

북한은 핵전략군, 전자교란부대, 저격병 등 특수부대들의 존재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드러내며, 전투의지와 능력을 시위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조선중앙 TV] "그 이름만 들어도 적들이 전율하는 조선노동당의 믿음직한 핵무장력 '전략군 종대'"

[조선중앙 TV] "단방에 원수의 숨통을 꿰지르는 백발백중의 명사수들 '지상저격병종대'"

[조선중앙 TV] "현대전의 능수들 '전자교란작전부대종대'"

[신종우/국가안보포럼 사무국장] "전자전 공격에 대해서 우리가 GPS나 일반 통신망을 교란하는 부대를 말하는데요 전자교란작전장비를 다루는 직종의 병종들은 체력 소모를 많이 하지 않으니까 여군들을 많이 배치하는 것 같습니다."

복장과 장비도 부대별로 다양해지고 현대화됐습니다.

[조선중앙 TV] "그 어떤 형태의 작전과 전투에도 대비할 수 있기에 철저히 준비된 특수작전군전투원들이"

특수작전군은 야간투시경과 헤드셋 등 첨단 장비들을 착용했고, 춥고 눈이 많이 오는 제12군단 백두산 산악부대원은 흰색 망토 군복을 입었습니다.

위장복 차림의 산악보병종대도 눈길을 끕니다.

[신종우/국가안보포럼 사무국장] "길리 슈트라고 하는건데 저격병들이 보통 입는 위장복인데요 산악지역에서 많이 활동을 하는 부대니까 이런 복장을 통해서 위장술을 좀 더 높이는 차원으로"

지난해 10월 열병식때부터 등장한 신형 군복은 5-6년 전 구형 군복과는 확연히 대비됩니다.

[김정은/지난해 10월 열병식] "당창건 70돌 경축 열병식과 대비해 보면 누구나 잘 알 수 있겠지만 우리 군사력의 현대성은 많이도 변했으며 그 발전의 속도를 누구나 쉽게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열병식장에 나온 군인들 외에 전군에 최신 군복과 개인장비들이 보급됐을지는 의문입니다.

[김대영/한국국가발전연구원 위원] "야전에 있는 부대에서 사용하는 것인가라는건 의문이 들고요 일종의 열병식을 위한 보여주기용이 아닌가"

관심을 모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전보다 위력이 향상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북극성 5호가 공개됐습니다.

무력시위라는 본래의 목적 외에 시각적 효과도 극대화했습니다.

하늘을 가로질러 광장으로 향하는 비행편대들, 노동당기와 8차 당대회를 뜻하는 숫자 8자를 불꽃으로 하늘에 새깁니다.

"우리의 하늘초병들이 영광스러운 당 대회에 드리는 아름다운 꽃다발인가 눈부신 축포탄을 터쳐 하늘 가득히 수놓았습니다."

비행기 조정석과 지상, 상공에 설치한 카메라가 다양한 앵글을 잡아내고, 고개를 들어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탄성을 내지릅니다.

실제로 부대가 도열한 광장 전면 천막에서는 군악대와 함께 무대복을 입은 연주단이 협연으로 경쾌한 음악을 연주해 열병식을 마치 한 편의 현대 종합예술처럼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박영정/연수문화재단 대표이사] "연주단이 생음악을 연주 하는데 연주단 부스를 광장 안에 설치하고 바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연주를 한다던가 이런 것들도 일종의 축제처럼 이벤트성이 강화된"

북한 텔레비전은 8차 당대회의 축하행사인 이번 열병식에 대해 군대가 노동당과 지도부에 충실성을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집권 10년도 채 안돼 벌써 열 번째 군 열병식을 개최한 김정은 위원장.

날로 화려해지는 이벤트를 통해 군의 무장력과 충성, 체제의 결집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지만 핵문제 해결과 제재해제, 경제난 해결 등 당면한 과제에 대한 해법은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066699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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