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옥중경영, 삼성 어디로?] 선장 없는 삼성, 플랜 B는?

강산 기자 2021. 1. 2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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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강산 기자, 삼성이 또 총수 부재상황을 맞았네요?

▷[강산 / 기자]
그렇습니다.

삼성이 3년 만에 다시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없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 부회장은 그동안 의욕적으로 ‘뉴삼성’ 플랜을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이 이 부회장의 구속과 함께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5월 대국민사과 당시, 이 부회장 얘기 들어보시죠.

[이재용 /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해 5월 6일 대국민 사과) :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습니다.]

앞으로 신사업의 대규모 투자, 해외 인수합병 같은 그룹차원의 의사결정에는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룹 경영은 지난 2017년 2월,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을 때처럼 사업 부문별 전문 경영인 중심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송태희 / 앵커]
강 기자 그러면 삼성의 비상경영체제, 일종의 플랜B는 어떤 식으로 가동되나요?

▷[강산 / 기자]
첫번째 중요한 건 계열사별 CEO들이 실무를 맡고, 두번째는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이 부회장이 ‘옥중 경영’에 나서는 겁니다.

이런 비상경영체제는 2017년 2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던 1년 동안 가동된 바 있습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중요한 현안을 보고 받고, 일부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이 많긴 하지만, 변호인을 통한 면회, 스마트폰 등 전화 접견을 통해 이 부회장이 옥중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각 사업부별 현안은 사업부장을 맡은 사장들이 실권을 쥐고 처리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송태희 / 앵커]
하지만 계열사별로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그룹차원의 중대 결정사항을 조율할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할텐데요?

▷[강산 / 기자]
그렇습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이 부회장의 핵심 측근인 정현호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가 맡게 될 전망입니다.

그룹 전반을 조율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규모 투자 결정 등 굵직한 의사 결정은 결국 총수의 영역이라서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럴 경우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주근 / CEO스코어 대표 : 고동진 사장이나 그대로 3인 체제를 유지했다는 것은 이렇게 구속됐을 때, 리스크 헤지(손실 방지)를 위해서 인사를 하지 않은 걸로 봐야 하거든요. (다만) 오너가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서 구상을 하고, 만나서 결정을 하고, 또 M&A를 당하는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오너의 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구속 상태에서는 대형 M&A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송태희 / 앵커]
당장 우려되는 부문은 뭔가요?

▷[류선우 / 기자]
삼성전자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습니다.

[이재용 / 삼성전자 부회장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 :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대통령께서) 당부하신 대로 확실한 1등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구속으로 비메모리 분야 투자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 이 부회장이 옥중경영을 했던 지난 2017년, 약 1년간 대형 투자가 멈췄습니다.

조 단위 M&A는 지난 2016년, 이 부회장 구속 3개월 전 미국의 전장부품회사 하만을 인수한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 볼까요?

▷[류선우 / 기자]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부문 1위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대만의 TSMC라는 반도체 회사입니다.

대만 TSMC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1위입니다.

그런데 최근 대만의 TSMC는 삼성의 추격을 의식한듯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앵커 : 삼성과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군요? 구체적으로 어느정도 입니까?) 

▷[류선우 / 기자]
대만 TSMC는 올해 설비투자액을 250억∼280억 달러로 잡았는데요.

지난해보다 규모가 훨씬 커진 것은 물론이고, 전문가들이 예측한 추정치도 크게 웃도는 규모입니다.

여기엔 TSMC가 오는 2029년까지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는 5나노 공정의 파운드리 공장 설립 비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현재 대만 TSMC와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어느 정도 인가요?

▷[류선우 / 기자]
기술력에서 삼성과 TSMC, 큰 차이가 없습니다.

파운드리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누가 10나노미터 이하 미세공정 시장을 가져가느냐인데요.

현재 전 세계에 삼성, TSMC 오직 두 회사만 10나노미터 이하 제품 생산이 가능합니다.

열쇠는 누가 과감하게 5나노, 10나노 공정의 공장을 많이 짓고 수요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삼성이 따라 잡으려면 발빠르게 사업을 키워야 하는데 이 부회장 부재로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송태희 / 앵커]
이 부회장의 부재 상황, 여기에 대한 재계 우려의 목소리도 크죠?

▷[강산 / 기자]
재계 1위 기업의 리더십 부재로 인한 경제, 산업계 타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먼저 전경련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삼성의 역할을 강조하며, 판결에 유감을 드러냈습니다.

또 상장사협의회는 중견, 중소기업 협력사들의 사활을 우려했고, 무역협회는 "우리나라 최고 수출기업의 리더인 삼성의 구속판결이 안타깝다"고 밝혔습니다.

▶[송태희 / 앵커]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한 여론은 과하다는 쪽이 많나요? 아니면 적당하다는 쪽이 많나요?

▷[강산 / 기자]
여론은 팽팽합니다.
 
지난 20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부회장의 징역 2년 6개월 실형이 ‘과하다’가 전체 응답자의 46%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재판결과가 ‘가볍다'와 '적당하다'는 응답이 각각 24.9% 21.7%입니다.

합치면 46.6%입니다.

과하다와 적당하거나, 가볍다가 단 0.6% 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송태희 / 앵커]
주식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강산 / 기자]
지난 18일 이 부회장 구속 당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8일 3.41% 하락했지만, 사흘 만에 낙폭을 모두 회복했습니다.

삼성물산과 생명, SDI 등도 다시 하루 만에 반등하는 등, 대체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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