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 아니면 승진은 꽝"..경찰 '비인기 보직' 탈출 러시

심언기 기자 입력 2021. 1. 23. 08:10 수정 2021. 1. 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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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국수본) 출범으로 조직 대변혁이 진행 중인 경찰 내부가 인사 문제로 술렁이고 있다.

경찰청장의 지휘권을 배제한 국수본에 핵심 보직들이 집중되면서 가뜩이나 인기-비인기 부서간 격차가 심화된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초대 국수본부장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Δ백승호 전 경찰대학장 Δ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 Δ이정렬 전 판사 Δ이창환 변호사 Δ김지영 변호사 등 5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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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전담' 국수본 경쟁 치열..非수사 보직서도 지원 쇄도
김창룡 경찰청장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가수사본부 현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출범으로 조직 대변혁이 진행 중인 경찰 내부가 인사 문제로 술렁이고 있다. 경찰청장의 지휘권을 배제한 국수본에 핵심 보직들이 집중되면서 가뜩이나 인기-비인기 부서간 격차가 심화된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국수본 아니면 승진은 바늘구멍", "이번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가야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퍼지고 있다. 특히 젊은 경찰공무원들의 선망이 높다고 한다. 국수본에 지원하기 어려운 보직에선 "X털 됐다"는 자조와 푸념도 터져나온다.

국수본은 '대한민국판 FBI(미 연방수사국)'로 불리며 올해 본격 출범했다. 초대 국수본부장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Δ백승호 전 경찰대학장 Δ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 Δ이정렬 전 판사 Δ이창환 변호사 Δ김지영 변호사 등 5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수본 출범에 따라 경찰청장은 테러·재난·집단사태 등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면 개별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휘할 수 없다. 국수본부장이 수사기능을 가져가면서 경찰청장은 정보·보안·외사 등 국가경찰 업무를, 생활안전·교통 등은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담당한다.

국수본 탄생은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경찰의 권한 집중·비대화를 막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크게 3개 기능별로 쪼개졌는데, 수사 분야를 담당할 국수본의 역할이 큰 만큼 주목도가 높다. 14만~15만 명가량인 경찰 총 인원 중 3만 명 넘는 인원이 배정돼 조직 규모도 상당하다.

특히 국수본 신설은 경찰의 고질적인 인사적체를 해소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치안총감(경찰청장) 바로 아래 직급인 치안정감이 1명(국수본부장) 늘었고, 치안감은 3석이 증가했다.

국수본에는 치안감 자리인 형사국과 수사기획조정관이 신설됐다. 2관·4국·1담당관 체제로 진용을 갖춘 국수본 덕분에 경찰 고위직 전체 인사에 숨통이 트인 셈이다. 치안정감과 치안감이 늘면서 연쇄적으로 경무관 12석, 총경 24석, 경정 91석, 경감 39석이 증가했다.

갓 출범한 국수본의 위상은 진행 중인 인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경정급 인사가 한창인 가운데 국수본 소속 공모직의 경우 경쟁률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위 '잘 나가는' 이들이 국수본 공모에서 치열하게 경합하고, 일부 보직에서는 내정자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특히 국수본 공모직에는 비수사 부서의 지원자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수사 업무도 일부 포함된 교통사고조사계 소속 경관들이 국수본 '막차'를 타기 위해 공모에 대거 몰린다는 후문이다.

서울에서는 기피 부서로 꼽히지만 지방에서는 인기가 많았던 기동대는 지망자가 급감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기동대 희망자들까지 국수본으로 몰리자 지역 경찰에서는 2년 이상 근무할 수 없도록 제한한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일선서에서 근무 중인 한 경찰 관계자는 "국수본 소속이 아닌 보직에서도 '이 참에 국수본에 가야된다'며 신청서를 내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며 "나머지 부서들은 'X털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 부서에서는 보직공모가 가물에 콩 나듯 한두명씩 나오는 반면, 수사 부서에는 4~5명씩 한꺼번에 공모가 올라온다"며 "가뜩이나 인사적체가 심각한데 위로 갈 수 있는 자리는 국수본에서 많이 나온다. 국수본으로 몰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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