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서울은 단일화 신경전에 '흔들'..부산은 집안싸움에 '균열'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입력 2021. 1. 23. 07:18 수정 2021. 1. 2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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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野 후보 단일화 난항..국민의힘, 당내 경선 진행키로
야권 우세 예상됐던 부산, 집안싸움에 당 지지율 하락세
'후보검증' 수위 높인 공관위, 이전투구 사전 차단 나서
김종인, 오는 28일 부산 방문 계획..당 대표 역할론 주목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창원 기자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가운데 당내 후보들 간 집안싸움이 격화하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고, 부산은 당내 출마 후보들 간 상호 비방전이 고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공개 경고를 통해 사전 차단에 나섰다.

◇ 安 두고 경선 열차 출발시킨 국민의힘…'野 단일화 무산' 우려도

국민의힘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보궐선거 당내 경선 출마자에 대한 등록 신청을 마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대표가 제안한 '오픈 경선' 요구를 일축하면서 자체 경선을 진행키로 한 것이다. 예비경선은 서울시장 후보 14명, 부산시장 후보 9명 등 총 23명이 신청했다.

김 위원장은 당내 경선의 최종 후보가 선출되는 오는 3월초쯤에야 안 대표의 '1대 1 단일화'를 논의할 수 있다고 못 박은 상태다. 안 대표는 지난 21일 유튜브 방송에서 '대국민 승복 서약서'를 작성 후에 오픈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안 대표가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의혹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의 '승복 서약서' 제안에 대해 "별로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재차 일축했다. 후보 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측의 신경전이 장기화 되면서 야권 내부에선 김 위원장의 강경한 태도가 향후 단일화 협상의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소속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야권 서울시장 후보는 결국 될 사람을 밀어주는 형국이 될 것"이라며 "제1야당 지도부까지 나서서 제2야당을 핍박하는 모습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비판했다.

마포포럼을 이끌고 있는 김무성 전 의원도 지난 21일 나경원 전 의원 초청 강연 자리에서 "우리당이 벌써 오만에 빠져 당 대표 자격이 있는 사람이 3자 구도 필승론을 얘기하기 시작했다"며 "실무 협상을 통해 국민 앞에 단일화를 서약해도 마지막에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최종적으로 안 대표와 단일화 협상이 무산될 경우, 3자 구도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언급한 김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다.

◇ 집안싸움에 균열 커지는 부산…김종인, 직접 수습 나서나

서울에 비해 야권에 우호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부산도 최근 들어 흔들리는 형국이다. 당내 경선 후보들 간 흑색선전 및 비방전이 과열되면서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1일 발표한 결과(YTN 의뢰, 지난 18~20일,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국민의힘은 29.9%를 기록하며, 민주당(34.5%)에 역전을 당했다. 동일기관이 의뢰해 조사한 지난 11~13일 결과에선 국민의힘(40.7%)이 민주당(24.7%)을 10%포인트 이상 앞선 바 있다.

여기에 부산 시민들의 숙원 사업으로 꼽히는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된 김 위원장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부산 경제를 앞으로 어떻게 되살릴 수 있느냐의 그 중 일환으로 들어가는 것이지, 가덕도 하나 (신설)한다고 해서 부산 경제가 확 달라지고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당장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언급을 '가덕도 폄하 발언'으로까지 규정하며 융단 폭격을 가했다.

지난 21일 부산을 방문해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봤던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가덕 신공항은 부산의 미래, 부울경의 미래"라며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테니 야당도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마저 직접 나서서 가덕 신공항을 폄하하니 대단히 실망스럽다. 즉각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장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자, 이를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공항을) 깎아내리는 발언이 아니라 부산 전체 경제에 대해 얘기하려면, 신공항 하나 그 자체로 부산경제를 크게 살린다고 보진 않는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가덕도 신공항 논란과 야당 지지율 하락세 등을 감안해 김 위원장은 오는 28일 부산시장 후보들의 예비경선 PT 면접 차원에서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점식 공관위원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근거가 없는 비방에 대해선 공관위 차원에서 제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엔 후보 자격 박탈까지 포함된다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부산지역 후보들 간 상호 비방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예비경선 진출자 발표 후, 다음달 5일 본경선 진출자에 이어 오는 3월 4일 최종 후보자를 선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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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sagamo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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