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현미경] 한달새 2배로 껑충..겹호재 LG전자 목표가 '쑥쑥'
철수 시나리오 불확실성 남아.."사업부 매각이 최상"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LG전자 주가가 최근 한달새 약 2배 급등했다. 마그나와의 부품 합작사 설립, 적자사업 스마트폰 철수 기대감 등 연이은 호재성 재료가 나온 결과다.
주가가 쉼 없이 달린 만큼 점차 부담도 늘어나고 있지만, 그간 주가 할인(디스카운트) 요소였던 스마트폰 사업 철수가 현실화될 경우 가치(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다. 목표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G전자 주가는 17만7500원으로 한달 전인 12월22일 9만2200원과 비교해 92.5% 올랐다. 이 기간 시가총액 순위(우선주 제외)는 21위에서 12위로 9계단 뛰어올랐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반등하기 시작한 주가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소식에 급등하기 시작했다. 합작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3일에는 2008년 10월30일 이후 약 12년만에 대형주로는 보기 드물게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적자 사업인 스마트폰(MC) 철수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재차 급등했다. 지난 19~21일 3거래일간만 33% 급등했다. 다만 전날에는 4% 하락했다.
아직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장기간 적자로 그간 밸류에이션 할인 요소로 작용했던 MC사업부 철수가 기업가치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부품 턴어라운드와 스마트폰 리스크 해소를 바탕으로 이상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고, 기업가치 재평가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며 "전기차 부품은 마그나와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일류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실적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지난해 LG전자의 영업이익 잠정치는 3조20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올해 증권가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지난해 대비 15.7% 늘어난 3조7104억원인데, MC사업부가 5000억원 가량 적자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4조원대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에 증권사 목표주가도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LG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16만9857원으로 약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30일(11만2211원)과 비교하면 51%나 높아졌다.
특히 MC사업부 철수 가능성 제기 후 LG전자 기업 분석보고서를 낸 7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은 21만7142원으로 20만원을 돌파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급등했지만, 회사가 더욱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전기차 부품 쪽으로 회사의 자원을 집중하는 것과 더불어, 모바일 사업의 철수는 또 하나의 주가 트리거"라고 밝혔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있을 수 있지만, 밸류에이션이 아직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목표주가를 22만원으로 제시한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2021년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2.1배에 해당하는데, 가전·TV 업종 평균 PBR(2.2배)와 유사하다"면서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아직 불확실성 요인인 MC 사업부 철수 시나리오로는 사업부 매각, 사업부 축소 개편과 제조자개발생산(ODM) 집중 등이 꼽힌다. 이중 최상의 시나리오는 사업부 매각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LG전자도 연구개발 부문을 남겨두고 생산부문을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의 빈그룹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과 폭스바겐 등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지산 센터장은 "대규모 적자 요인 해소와 영업권 및 특허 가치에 대한 현금 유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업가치 측면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사업부 매각"이라며 "매각이나 철수를 단행하더라도 당연히 핵심 모바일 기술은 내재화할 것이고, 사물인터넷(IoT) 가전, 로봇,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사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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