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詩’ 저자가 쓴 21세기 천일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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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루슈디 지음|김진준 옮김|문학동네|420쪽|1만6000원
31세기에 사는 사람의 관점에서 21세기 인류를 강타한 대재앙의 역사를 기술한 환상 소설이다. ‘천일야화’에 나오는 램프의 요정 같은 마족(魔族)이 인간 세계에 잠입해 사람을 사랑해서 후손을 퍼뜨렸는데, 사악한 흑마신(黑魔神)이 인류를 노예로 삼으려고 침공하자, 착한 마족이 인간을 도와 전쟁에 나선다는 것. 소설가 살만 루슈디가 21세기 현실을 이성과 비이성의 대립으로 보고, 그런 현실의 어처구니없음을 부각시키기 위해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인류의 혼돈과 광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마술적 사실주의’ 소설로 불린다.
작가가 내세운 소설의 화자는 “이 책은 마족의 위대한 공주였던 어느 여마신, 벼락을 마음대로 부려 번개공주라 불리며 오래전에, 우리가 12세기라고 부르는 시대에 한 인간 남자를 사랑했던 여인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녀의 수많은 후손에 대한 이야기이며, 기나긴 세월이 흐른 후 그녀가 이 세상에 돌아와 잠시나마 다시 사랑에 빠졌다 전쟁에 나서는 이야기다”라고 말문을 연다.
이 소설에서 세상의 종말 같은 상황은 미국 뉴욕이 강력한 폭풍우에 마비되면서 시작한다. 세계 곳곳에서 기이한 일들이 발생한다. 악마의 침공이 시작된 것. 그로부터 2년 8개월 28일 동안 인간과 악마의 전쟁이 벌어진다. 천 날 밤 하고도 하룻밤에 진행된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21세기의 ‘천일야화’를 쓴 것. 이성과 비이성의 대립을 다룬 작가의 메시지는 이렇다. “인류의 생존을 위한 최고의 희망은 그들의 회복력, 즉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낯설고 터무니없는 일을 직시하는 능력이다.”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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