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의 벽돌책] 기후변화 對 자본주의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거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세상은 망한다. 그런데 현재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 즉 자본주의가 그 대응을 막고 있다. 그러므로 자본주의를 바꿔야 한다. ‘이것’은 무엇인가?
저널리스트 나오미 클라인은 그게 기후변화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열린책들)는 789쪽에 걸쳐 그 근거와 현장을 제시하는 책이다. 독자에게 핵심 의문은 ‘왜 기후변화 대응이 자본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는 거지?’일 거다. 관련 질문도 꼬리를 물고 떠오를 것이다.
기후변화가 우리 사회의 근본을 뒤집어야 할 정도로 급박한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처럼 자본주의 틀 안에서 시장 원리를 이용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화석연료를 덜 배출하는 제품이나, 아예 온난화를 막는 미래 기술로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시장경제를 무시한 사회적 실험은 모두 실패로 끝나지 않았던가?
클라인은 위의 질문에 대해 “모두 아니오!”라고 답한다. 촌각을 다투는 사안이며, 탄소 거래제는 처참히 실패했고, 인공 화산재로 햇빛을 막자는 등의 ‘지구 공학’ 아이디어는 미친 과학자들의 헛소리고, 그보다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시 동원 체제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오히려 이걸 현재의 기업 자본주의를 손볼 기회로 삼자고.
과격하고 급진적이며, 스스로 그렇다고 말하는 책이다. 이제 현재의 경제 시스템과 정면충돌하는 해법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임신 경험을 말하는 한 대목을 제외하고는 감성에 호소하지 않으며, 냉철하게 논리를 전개한다. 충격적 제안에 대해 책장을 덮을 때까지 확신이 서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마음은 상당히 흔들릴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같은 문제에 대한 다른 시선이 궁금해졌다면 역시 저널리스트 작가인 매켄지 펑크의 ‘온난화라는 뜻밖의 횡재’(처음북스)를 권해본다. 기후변화 위기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현실임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며 이용할 부분은 이용하자는 태도다. 지구 공학에 대해서도 추진하는 측이 펼치는 의견을 소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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