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이야기]우리 자신이 바로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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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지구온난화 문제를 전 세계에 인식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조너선 새프런 포어는 '우리가 날씨다'라는 책에서 이런 고어의 '불편한 진실'이 '덜' 불편한 진실만을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구온난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을 빼놓는다면 불편한 진실이 얼마나 진실할까?"라며 '불편한 진실'의 완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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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새프런 포어는 ‘우리가 날씨다’라는 책에서 이런 고어의 ‘불편한 진실’이 ‘덜’ 불편한 진실만을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어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빠져서는 안 될 부분인 축산업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고어가 이 부분을 누락한 이유는 자칫 육식에 대한 낭비적인 논쟁이 화석연료에 대한 관심을 약화시키고 거대한 석유회사와의 싸움에서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가져올까 우려한 때문일 것이라고 포어는 추정했다. 그는 “(지구온난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을 빼놓는다면 불편한 진실이 얼마나 진실할까?”라며 ‘불편한 진실’의 완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06년 ‘가축의 긴 그림자’란 보고서에서 축산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8%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월드워치연구소는 2009년 발간한 ‘가축과 기후변화’에서 가축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의 51%에 달한다는 새로운 결과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를 쓴 로버트 굿랜드와 제프 앤행은 소가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과 삼림을 깎아 사료를 재배하느라 배출한 탄소량, 그리고 삼림 파괴로 흡수할 수 없게 된 탄소량 등 꼭 포함되어야 할 요소들이 과거 FAO 보고서에는 빠졌다고 지적했다. 결국 2014년 유엔총회보고서에는 가축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51%라고 게재됐고, 유엔의 다른 기구인 유네스코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51%라는 것을 지지하는 보고서를 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모든 소를 모아 하나의 국가라고 치면, 소들이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우리 밥상에 기후변화 원인의 절반가량이 올라와 있는 셈이다. 우리가 육식을 줄이기만 해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만 해도 온실가스의 상당량을 줄일 수 있다. 우리의 식습관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 지구를 구하는 것이 충분하지는 않을 수 있겠지만 식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지구를 구할 수 없다. 우리가 먹는 방식을 바꾸는 일은 세상의 전력 수급 시스템을 바꾸는 일이나, 막강한 로비스트의 압력을 물리치고 탄소세 법안을 통과시키는 일, 아니면 온실가스 배출에 관련한 중요한 국제협약을 비준하는 일에 비하면 비교적 간단한 일이라고 포어는 주장한다.
포어는 ‘우리가 날씨다’에서 기후변화를 초래한 것도 우리고,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우리라고 주장한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기는 힘들지만 육식을 줄이고 음식물 낭비를 줄임으로써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이런 포어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자신은 곧 날씨이기도 한 것이다.
차상민 우리들의미래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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