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억만장자들의 우주전쟁, 이유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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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와 전기차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를 다투는 억만장자들이다.
베이조스가 로켓 발사에 성공한 머스크에게 "클럽에 들어온 걸 환영한다"며 우위를 표하자 머스크는 베이조스의 로켓이 지구 궤도를 아주 잠깐 벗어난 것을 비꼬며 "우주는 궤도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우주정거장에 화물을 보내는 데 여러 차례 성공한 머스크로서는 '우주클럽' 선배처럼 행세한 베이조스의 말이 거슬렸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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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민간 우주산업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두 사람뿐 아니라 우주관광용 로켓을 개발 중인 리처드 브랜슨,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 피터 스티브래니, 우주 호텔을 꿈꾸는 로버트 비글로 등 우주클럽의 여러 멤버를 다룬다. 저자는 독일 과학잡지 ‘스펙트럼’과 일간지에 20년 이상 기고해온 과학전문 저널리스트다.
우주클럽 멤버들의 꿈과 도전은 무대가 우주로 바뀌었지만,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후들의 패권 다툼을 연상시킨다. 사람들의 눈에는 로켓 발사 장면이 몇 초간 노출되며 성공과 실패라는 짧은 단어로 요약되지만, 숨겨진 스토리는 차고 넘친다. 저자는 꼼꼼한 취재를 통해 개인적 스토리와 함께 자본 유치와 인재 영입, 특허를 둘러싼 갈등, 정보와 마케팅에서의 수 싸움 등 우여곡절이 많은 우주산업의 실상을 다뤘다.
몇 초의 순간에 수억 또는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돈의 운명이 좌우된다. 왜 이 시대, 우주를 향한 골드러시가 본격화했을까? 억만장자들은 왜 우주로 향하는가? 지구를 위한 플랜 B, 마지막 블루오션, 억만장자의 고상한 취미 정도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책에 따르면 국가 차원에서 진행된 우주 프로젝트의 전성기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까지다. 미국과 옛 소련의 경쟁 속에 유리 가가린이 첫 우주비행에 성공했고 1969년 아폴로 11호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했다.
하지만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 상징되는 국가 기관들은 예산 감시와 경직된 조직의 통제를 받으며 모험적, 혁신적인 시도가 줄어들었다. 반면 수십 년에 걸친 기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실리콘밸리 특유의 파괴적 혁신 DNA로 무장한 억만장자들이 결합함으로써 ‘뉴 스페이스(New Space)’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처음에 공상처럼 들렸던 머스크와 베이조스의 계획은 놀랍게도 하나둘 실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우주클럽의 다양한 프로젝트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억만장자 중 25명 이상이 신세대 항공우주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베이조스는 아마존의 첫 구인 광고에 전설적인 프로그래머 앨런 케이의 말을 인용했다고 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 창조하는 것이 훨씬 더 강하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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