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미지의 땅'에서 역사의 뿌리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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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츠펑(赤峰)시 아오한치(敖漢旗) 박물관에서 홍산(紅山)문화 출토 유물을 관람한 적이 있다.
일제 패망을 거쳐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지나간 뒤에야 중국학자들은 홍산문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게 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촉발된 홍산문화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이 지금은 반대로 중국의 팽창주의적 역사관을 여는 단초가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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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북방 고고학자인 저자가 기존 역사무대의 ‘변경’에 있는 지역을 고고학 관점에서 풀어낸 대중 학술서다. 역사적으로 변경은 이른바 문명인들의 입장에서 두려움과 혐오를 자아내는 ‘테라 인코그니타’(미지의 땅이라는 뜻의 라틴어)였다. 저자는 한국사에도 변경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기존 삼국시대 연구에서 소외된 가야 지역이나 조선 개국의 요람으로 만주족과 오랫동안 교류해 온 함경도 같은 곳들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 변경으로 취급돼 온 홍산문화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과 맞물려 다양하게 재해석됐다. 홍산문화 초기 연구는 중국 동북지역을 점령한 일본군과 함께 들어온 일본 학자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유물 약탈에 골몰한 나머지 홍산문화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 일제 패망을 거쳐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지나간 뒤에야 중국학자들은 홍산문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게 된다. 쑤빙치 베이징대 교수는 중국 각 지역의 문화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다는 이론을 세웠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중국이 급성장하면서 홍산문화 연구는 한족 중심의 중국 문명을 강조하는 ‘다원일체론’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저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촉발된 홍산문화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이 지금은 반대로 중국의 팽창주의적 역사관을 여는 단초가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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