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순정만화의 귀환
순정만화의 귀환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완전판.
신간 더미에서 열 권짜리 만화책을 발견하고는 의아했습니다. 권당 1만6500원. 한 질에 17만원가량 하는 비싼 책을 대체 누가 사볼까 싶었죠. 다케우치 나오코(54)가 1991년 처음 잡지에 발표한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선 1997~1998년 TV 만화영화로 방영됐습니다. 평범한 10대 소녀가 마법 고양이의 도움으로 달의 정기를 받은 전사로 변신, 악의 무리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라는 대사가 아직도 회자됩니다. 판매 걱정은 기우였네요. 출간 1주일만에 초판 3000질이 매진됐답니다. 구매자 중 어릴 때 애니메이션을 즐겨 봤던 30대 여성 비율이 63.3%로 가장 높습니다.
‘순정만화의 귀환’인가요? 1986년 처음 출간된 신일숙(60) 장편만화 ‘아르미안의 네 딸들’ 복간본도 이달 초 나오자마자 스무 권짜리 1000질 초판이 몽땅 팔렸습니다. “인생은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삶은 그 의미를 갖는다”라는 비장한 대사가 유명한 작품. 가상 왕국 아르미안을 배경으로 네 왕녀의 모험과 성장을 그린 이 이야기의 주 구매자는 어릴 적 만화방서 열광했던 40대 여성(51.7%)입니다.
추억은 힘이 세다지만 ‘지갑을 열 만한 추억’이란 남다르겠지요. 만화광 40대 여성이 1980~1990년대 순정만화를 다시 읽어보는 책 ‘안녕, 나의 순정’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순정만화 속에서 여자들은 자유로웠다. 원하는 남자를 열망하고, 목숨 걸고 사랑하고, 우주로 떠나고, 혁명을 주도하고, 왕이 되었다. (…) ‘여자니까 하지 말라’는 말을 집에서 학교에서 지겹도록 들은 우리에게 순정만화는 ‘여자니까 해도 된다’고 말해 주었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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