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루이싱커피 회계부정 발견.. 순기능, 주가 하락할땐 시장에 더 악영향.. 역기능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와서 판 다음 나중에 다시 사서 갚는 방식이라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다시 허용되면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를 악당으로 보는 것은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가 있는 기업을 찾아내 시장의 ‘폭탄'을 미리 제거하는 등의 순기능도 있다는 것이다. 기관 투자자 등이 공매도로 차익을 얻기 위해서는 주가가 과대 평가된 기업을 찾아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 기업이 적발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기업 엔론이나 중국 루이싱커피의 회계 부정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공매도 투자자들의 문제 제기가 일정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 차익을 보려고 하는 ‘작전 세력’이 제일 부담스러워 하는 것도 공매도 투자자”라고 했다. 또한 투자자들의 기대감 속에 과도하게 오른 일부 종목의 주가를 미리 끌어내려 나중에 주가가 단기간에 폭락하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한다.
다만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시기에 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문제는 있다. 실제로 코스피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2019년 3180억원 정도였는데,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작년 1~2월에는 4728억원 수준이었다. 공매도 금지 직전인 작년 3월 13일에는 9911억원까지 불어났다. 그래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3월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고, 지난해 9월에도 오는 3월 15일까지 6개월 더 연장했다.
과거에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009년 5월)와 유럽 재정위기(2011년 8~11월) 때 공매도를 금지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공매도가 다시 허용됐을 때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당장 공매도를 재개한다고 해도 코스피가 급락하는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 우량주 위주로 투자한다면 공매도로 인해 큰 타격을 입는 일은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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