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더 길어지면.. 외국인 자금 빠져나갈 수도

홍준기 기자 2021. 1. 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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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투심]

공매도 금지 조치가 장기화되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당초 약속한 시점에 공매도를 재개하지 않고 원칙 없이 공매도를 계속 묶어둘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의 대표적인 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약 2조달러(약 2210조원)에 달한다. MSCI 신흥국 지수 내에서 한국의 비율은 지난해 12월 초 기준 13.3% 정도다. 김동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내 증시 전체 시총의 약 35%에 해당하는 850조원 정도가 외국인 투자금인데, 많은 부분이 MSCI 지수의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MSCI는 정기적으로 해당 국가의 주식시장 제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비율을 조정하는데 오는 5월로 예정돼 있다. 이 평가에서 1년 이상 장기 공매도 금지 조치는 감점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해 터키는 공매도가 제대로 운용되지 않고 시장이 투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낮은 점수를 받아 MSCI 지수 내 비율이 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터키는 조기에 제도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신흥국 지수에서 강등돼 프론티어 지수에 편입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한국 증시가 선진화되려면 MSCI 선진 시장에 편입돼야 하는데, 공매도를 금지하면 선진 시장에 편입될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 자본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낮아질 수도 있는 중대한 이슈인데, 당정은 1000만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의식해 3~6개월 연장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공매도계속 전면 금지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만큼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만 공매도를 먼저 풀어주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합니다’라는 국민청원에는 22일 오후 5시까지 17만명이 참여했다. 지난 18일에는 하루에 6건의 공매도 관련 청원이 올라왔다. “개인도 공매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뒤 공매도를 재개하라”는 내용의 청원도 있었지만, 대부분 “(공매도를 재개하려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해임하라” “(공매도에 있어 유리한 입장인) 기관과 외국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금융위원회는 해체하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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