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준비한다면 남성도 건강관리는 필수
임신 2∼3개월 전부터 엽산 아연 복용을 추천
기저질환으로 인해 약물을 복용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약물상담 받아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라면 산부인과와 비뇨기과 방문을 통해 임신과 관련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검사결과를 통해 가장 중요한 임신에 적합한 몸을 계획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임신준비를 위한 남성의 건강관리가 중요해 졌다. 난임의 원인이 남성인 경우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남성 난임 진료 인원은 2015년 5만3980명에서 지난해 7만9251명으로 46.8% 증가했다. 임신준비를 위한 남성의 건강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의 도움마로 남성의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Q. 남성의 건강관리가 임신 준비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건강한 아이를 임신하고 아이를 건강하게 키워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은 여성 만의 역할과 노력으로 결코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국내에서 가임 남녀들이 만혼으로 고령화와 함께 난임이 증가 되고, 난임 시술을 받아야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임신 시, 남성의 역할은 정자만 제공하면 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건강한 아이를 임신하고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남성의 임신 전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남성의 건강관리가 임신준비에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남성은 여성과 함께 임신계획에 있어서 필수적인 파트너이다. 둘째, 남성의 임신 전 건강 개선은 남성의 생물학적, 유전적 기여를 통해 건강한 아이 출산 이 가능하게 한다. 음주, 흡연, 약물 등은 정자의 DNA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셋째, 남성의 임신 전 건강관리는 HIV, 매독 등의 성병을 검사하고 치료함으로써 임신출산을 위한 여성의 건강을 향상시킨다. 넷째, 남성의 임신 전 건강관리는 여성의 임신, 출산, 그리고 양육 시 필요한 건강 결정을 향상 시킬 수 있다. 다섯째, 남성의 임신 전 건강관리는 부모, 또는 아빠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향상시킨다. 여섯째, 남성의 임신 전 건강관리는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로서의 건강능력을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Q. 임신준비를 위한 남성의 건강관리 어떻게 해야하는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의 임신 전 건강관리도 임신에 미칠 수 있는 생물의학, 행동학, 사회학적 위험요소를 알아내어 예방 및 관리를 통해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성이나 남성 모두 임신 전 건강관리를 쉽게 생각하여 체중을 관리하고 영양제 섭취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하는 것이 임신준비에 있어 필수적인 부분이고 이런 과정을 통해 임신결과도 개선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신 전 여성은 산부인과에 그리고 남성은 비뇨의학과에 방문을 권유한다. 특히 남성이 비뇨의학과 검사를 추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정액검사의 경우 임신을 준비하는 남성들이 고령화되고 유해물질 노출이 많아져서 한 여성전문병원에서 2011년~2014년에 임신 전 남성건강관리를 위해 참여한 총 61명중 정액검사 이상 28명(45.9%), 비임균성요도염의 원인균감염 18명(29.5%), 정계정맥류 11명(18%), 염색체 이상 1명(1.6%)으로 나타났다.
Q. 남성의 비만은 임신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
남성의 비만 관리는 자연임신을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다. BMI를 기준으로 한 비만도는 정액의 양과 질의 감소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덴마크 남성 1,55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비만(BMI 25kg/m2이상)인 사람의 정자 농도와 총 정자수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으며, 호주에서도 20-22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BMI가 높을수록 정액양, 정자수, 테스토스테론같은 호르몬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이 임신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원인은 바로 정자생성의 방해다. 과다한 지방조직은 성호르몬의 대사작용에 문제를 일으켜 테스토스테론을 여성호르몬으로 변화시켜 정자생성을 방해하며 인슐린, Leptin, Inhibin B 등의 호르몬 분비의 불균형으로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감소되고 정자생성을 방해한다. 비만의 경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협심증 등과 관련되어 성기능의 장애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남성이 비만이라면 운동과 식단관리를 통해 살을 빼는 것이 좋다.
Q. 남성이 더 많이 섭취해야 할 영양소가 있는가?
남성의 경우 엽산, 아연을 포함한 영양제를 임신되기 2∼3개월 전부터 복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임신을 준비하기 위한 남성의 영양섭취는 여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남성에게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 전통적으로 알려진 것은 엽산과 아연이다. 이들 영양소는 항산화작용을 통해서 활성 산소에 대응하여 산화스트레스와 정자의 DNA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엽산은 Vitamin B9으로 DNA합성, 세포분열, 헤모글로블린 합성에 기여하며, 생명현상에 필수적 영양소다. 한 연구에 의하면, 엽산 섭취량이 상위 25%인 0.7-1.2mg을 복용하는 남성의 정자에 이상 염색체 (aneuploidy)발생 가능성이 다른 군보다 20 ∼ 3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연은 가임기에 도움이 되는 여러 무기질 중의 하나이다. 아연은 정액 분비물의 1/3가량을 만들어내는 전립선액에 풍부해서 정자에 영양을 공급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저활동성 정자증을 보이는 남성에게 하루 2회 아연황산염 250mg을 3개월 동안 투여한 결과 해당 남성의 정자의 수, 운동성이 향상되고, 비운동성 정자가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외 다수의 연구들에서 엽산과 아연의 병용섭취가 정자 수 증가와 운동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Q. 건강한 임신을 위해 주기적으로 어떤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은가?
남성이 건강한 임신을 위해 주기적으로 검사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다만, 임신을 준비하는 남성의 경우 비뇨의학과를 방문하여 위의 필요한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신체적으로 특별한 이상 증상이나 징후가 있다면 해당 전문과에서 진료를 통해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Q. 기저질환으로 인해 약을 먹는 경우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기저질환의 경우 남녀 상관없이 기저질환으로 인한 약물 복용은 임신준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요즘은 만혼에 고령에 임신을 준비하다 보니 여성의 25%이상, 남성의 50%이상이 35세가 넘어간다. 연령이 높다 보니 남녀 모두 당뇨병, 고혈압, 갑상선질환 자궁경부암 등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기저질환 자체가 태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대개의 경우 여성이 이런 기저질환이 있으면 태아기형, 지능저하, 조산, 저체중아와 같은 부정적 임신결과와 직접 관련 된다.
여성의 경우 갑상선암으로 갑상선저하증이 있는 경우 태아지능저하와 관련되고, 당뇨병으로 인해 당 조절이 안 되는 경우, 기형아 발생이 10%까지 증가 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에도 직접적인 임신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당뇨병이 있을 경우 정자의 양과 질에 나쁜 영향을 미쳐 난임과 관련 될 수도 있다. 만약 남녀모두 기저질환이 있거나 기저질환과 관련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반드시 산부인과 또는 비뇨의학과 전문의와의 약물상담을 통해 임신을 준비를 하는 것이 본인 건강뿐만 아니라 미래 태아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Q. 임신 준비 부부는 건강관리가 필수.
임신준비를 위해 검사하는 남성의 결과를 보면 적지 않은 수가 정액검사 이상 소견이 나오거나 무정자증 진단을 받고 있다. 남성도 나이가 35세가 넘어가면 정자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임신을 자신 할 수 없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또한 생식건강상의 이유 말고도 건강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양육에서 남성의 역할은 결코 간과될 수 없는 부분이다.
서울시 남녀임신준비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남녀 비율을 보면 남성이 평균적으로 여성에 비해서 60% 참여하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80%를 넘기는 경우도 있어 남성의 참여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임신과 출산 그리고 양육에 있어 남성의 적극적인 참여가 여성들에게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동반자로서 큰 위로가 된다. 최근 결혼하는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임신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난임이 될 수 도 있고 다운증후군의 위험이 증가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이 외에도 많은 위험요인들을 현대의학에 의해서 대부분 극복되고 있기 때문에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남성의 임신·출산과 관련된 정보 획득이나 자극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다. 함께하는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남성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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