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사진만 봐도 치매 진단이 가능하다?
미국 듀크대학 안 센터(Eye Center) 망막 전문의 섀론 피크래트 박사 연구팀은 망막영상을 인공지능(AI) 컴퓨터에 학습시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진단하는 데는 주로 뇌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가 활용된다. 진단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촬영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조영제가 방사성 물질이여서 자주 검사하기도 어려웠다.
최근에는 혈액을 뽑아 단백질 수치를 측정해 치매를 진단하는 혈액 검사법이 미국 내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치매 주범인 뇌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와 여러 단백질 수치를 측정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알아보는 방식이다. 뇌 촬영 장비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서는 저렴하고 간단하지만, 피를 뽑아야 하는 부담이 있고 1200달러(약 130만원)의 높은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정확도가 기존 검사에 비해 떨어진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연구진들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36명과 치매 증상이 없는 사람 123명 등 총 159명의 망막 사진을 촬영했다. 이들의 사진을 AI에 입력하고 이를 바탕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구분해 내도록 반복 학습을 시켰다. 그 결과 AI는 정확히 치매환자를 구분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엘리스 위슬리 듀크대 안센터 교수는 "AI를 통해 망막 이미지만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구분해 내는 데 성공했다"며 "녹내장·당뇨병 등 망막 혈관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을 비롯해 다양한 망막영상을 학습시켜 정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임형택 듀크-싱가포르 의과대학 교수는 "총 7만2890명, 23만6257개의 망막영상을 AI를 통해 분석한 결과"라며 "나이를 예를 들었을 때, 눈 사진만으로 오차범위 3세 이내로 맞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또 "눈을 통해 들여다본 혈관이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과 연관된다는 것은 의학계에서는 정설처럼 알려져왔다"며 "하지만 사람이 출혈이나 망막증 소견을 찾는 것은 수많은 훈련과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실제로 임상에서 활용하기는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역학연구 등으로 질병과의 연관성이 예측되기는 했지만 이를 개개인에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나 역시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안과지만 망막 사진을 보고 나이나 성별까지 맞히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그러나 인공지능 모델에 수많은 이미지를 넣고 딥러닝 하다보니 이미지별 미세한 차이를 자동적으로 비교 학습해가며 나이와 성별뿐 아니라 다양한 전신인자들까지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돼 안과의사들뿐 아니라 의과학계가 모두 놀랐다"고 덧붙였다.
눈 사진으로 건강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은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정착되며 더 주목 받는다. 관련 기술이 탑재된 의료기기가 1차 의료기관, 보건소 등에 보급된다면 눈 촬영을 통해 당뇨·빈혈 등의 질환을 추적 검사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빈혈을 추적 관찰하기 위해서 매번 체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망막 사진을 찍어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주사 바늘을 찌르지 않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며 2차 감염 위험이 줄어든다.
[이새봄 벤처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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