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금주..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은 '폐암·간암 예방법'

박효순 기자 2021. 1. 2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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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생존율 30%대로 높아졌지만
국내 사망률 나란히 1·2위 차지
증상 없어 초기 발견 쉽지 않고
자각 땐 이미 암 진행된 경우 많아
매년 1~2회 검진·예방 노력 필수

[경향신문]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의 ‘국가 암 등록 통계’ 최신 자료를 보면, 1999년 이후 암에 걸린 사람 중 2019년 1월1일까지 생존이 확인된 암 유병자는 201만명이었다. 이 중 116만명(57.8%)이 5년 초과 생존자였다. 최근 5년(2014~2018년)에 진단받은 암 환자의 의학적 완치 기준인 5년 생존율(일반인과 비교한 상대생존율)은 70.3%였다. 전문가들은 조기 검진이 늘고 암 치료 기술이 발전한 것이 생존율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매년 20만명 이상이 암에 걸린다. 연간 6만명 이상은 암으로 사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욱이 발생률 10대 암 중에서 5년 생존율이 아직 30% 이하에 머무는 암종이 적지 않다. 폐암은 32%, 간암은 37% 수준으로 최근 10년 사이에 그나마 20%대를 극복했다. 조기 검진과 예방 노력을 더 기울이면 생존율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다.

폐암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이다. 한국은 인구 10만명당 36.2명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서종희 교수(흉부외과)는 “폐암은 증상이 발견됐을 때는 이미 다른 장기에도 암세포가 퍼져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는 병기를 넘어간 경우가 많다”면서 “증상이 생기기 전에 조기에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폐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은 흡연이다. 간접흡연도 포함된다. 폐암의 약 85%는 흡연이 원인으로 보고된다. 여성 폐암 환자의 80% 이상은 흡연 경험이 없는 경우다. 간접흡연과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주방 내 유해연기, 방사성 유해물질 노출, 노령화에 따른 암 발병 자체의 증가 등이 요인으로 추정된다.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초기에 발견하기 쉽지 않다. 폐암 환자 중 평균 5~15%만 무증상일 때 폐암 진단을 받는다. 증상이 나타날 때면 이미 폐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자각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 객혈,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이다. 비특이적 증상으로 체중 감소, 식욕 부진, 허약감, 권태, 피로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금연이다. 흡연자는 지금부터라도 담배를 끊어야 한다. 오염된 공기, 미세먼지, 석면, 비소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폐암 유발물질이 유입되지 않도록 외출이나 작업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서 교수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40세 이후 매년 1회씩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령자나 흡연력이 오래된 경우 폐암 조기 진단 방법으로 추천되는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은 질환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 암에 걸렸을 때도 거의 마찬가지다. 간암은 재발률이 높고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한다. 예방과 더불어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배시현 교수(소화기내과)는 “간암 중 크기가 2~3㎝인 것을 소간암이라고 부르는데 이때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크기가 3㎝를 넘는다면 다른 세포로 전이됐거나 암세포가 이미 혈관으로 퍼졌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 교수에 따르면, 국가암검진 등을 통해 1년에 1~2차례 초음파나 영상학적 검사를 받으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특히 40세 이상이거나 만성 B형·C형 간염 환자, 간경화 환자는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반드시 받아야 한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임신했을 때 태아에게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출생 직후 아기는 예방접종을 필수적으로 받는다. 또 출산을 앞둔 산모가 보균자라면 출산 8~12주 정도를 앞두고 약을 먹는 방법이 있다. 만성간염이나 간경화 등 이미 간 질환자라면 최대한 빨리 치료받는 것이 좋다. 간암 환자라고 해도 암 치료 전후로 추가적인 바이러스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C형 간염도 요주의 항목이다. C형 간염은 B형보다 만성간염, 간경화증(간경변), 간암으로 악화되기 쉽다.

알코올은 간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간 건강에 좋다고 무분별하게 홍보되고 있는 건강식품의 섭취는 조심해야 한다. 단백질을 비롯한 다양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한다. 담배도 만성 간질환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금연이 권장된다. 빠른 시간 안에 ‘내가 간염 환자인지’ 검사를 받아보자.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지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로 비교적 간단히 알아낸다. 음주 횟수가 잦고 과음하는 사람, 비만·당뇨병·이상지질혈증인 사람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식사를 잘하고 금주, 금연을 실천하며 꾸준히 운동하는 등 생활습관 개선은 기본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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