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주민 절반이 영양결핍"

영·유아 70% 제대로 된 식사 못해

[경향신문]

북한 주민 절반가량이 영양결핍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중 영양섭취 수준이 가장 열악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세계보건기구(WHO)·유니세프(UNICEF)가 20일(현지시간) 공동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식량안보와 영양’ 내용을 보면, 2017~2019년 북한 주민의 47.6%가 영양결핍인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다음으로 영양결핍 인구가 많은 동티모르(30.9%), 아프가니스탄(29.9%)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북한의 6~23개월 영·유아 중 ‘최소 허용 식단’ 이상의 식사를 하는 비율은 28.6%에 그쳤다. 이 연령대 영·유아 10명 중 7명은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최소 허용 식단은 하루 최소 4개 식품군을 섭취(최소 식단 다양성)했느냐와 하루 필요한 식사 횟수(최소 식사 빈도·모유 수유 때는 2~3번, 비수유 때는 4번)를 채웠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 연령대에서 최소 식단 다양성을 채운 비율은 46.7%, 최소 식사 빈도를 채운 비율은 75%였다. 최소 식사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북한 산모들이 6개월 미만 영아에게 완전 모유 수유를 하는 비율(71.4%)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5세 미만 영아의 발육부진 비율은 19.1%로, 조사 대상국 35개국 중 20번째를 차지했다. 반면 북한 성인의 과체중·비만 비율은 2000년 25%에서 2016년 32.4%로 늘었다. 이는 한국의 과체중·비만 비율(30.3%)보다 높은 수치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