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요양병원 확진자..전담병원 지정에 "치료에 부적절" 반발
[앵커]
서울시가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을 지정하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병원 환자와 의료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양병원 특성상 시설이나 인력이 코로나 같은 감염병 환자를 치료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겁니다.
왜 논란인지, 석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재활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한 요양병원입니다.
서울시가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한 3곳 중 한 곳입니다.
이 병원은 서울시로부터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병원 여건 상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치료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장문주/강남구립 행복요양병원장 : "기저질환이 많은 대부분의 요양병원 환자 같은 경우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에 악화되면 중환자 전담병원으로 옮긴다고 하지만 갑자기 옮긴다는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거든요."]
현재 이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의 가족들은 다른 곳으로 옮기긴 무리라며 국민 청원도 올렸습니다.
이 곳은 간호사 80명을 포함해 24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전담 요양병원으로 지정될 경우 간호인력 95%가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기존에 전혀 해보지 않은 일인 데다가 요양 보호사도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이기 때문입니다.
[행복요양병원 간호사 : "평상시 감염병이 발견되면 무조건 전원을 가요. 전원을 가는 시스템에서 일을 하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감염병을 보라고 하니까 아무런 준비가 안 돼 있는 거죠."]
이 병원 외에 또다른 요양병원 한 곳도 같은 이유로 반발했습니다.
서울시는 반발이 잇따르자 긴급회의를 열어 1곳으로부터 지정에 응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습니다.
대신 인력과 재정 등을 지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박유미/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 :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은 코로나 증상이무증상이나 경증, 아주 약한 증상을 가지신 분들이 돌봄 서비스도 제대로 받으면서 코로나 진료를 받는 곳으로 운영을 하기 위해서 저희들이 지정을 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에서 완치된 요양병원 환자도 다시 돌아갈 곳을 찾기 힘듭니다.
이 때문에 기존 감염병 전담 병원 부담이 늘자 서울시는 대형 요양병원에 완치환자 병상을 의무적으로 확보하도록 뒤늦게 행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촬영기자:조영천/영상편집:신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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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혜원 기자 (hey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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