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의 공존이 주는 인간을 살게 하는 힘 [책과 삶]
[경향신문]

동물과 함께하는 삶
아이샤 아크타르 지음·김아림 옮김
가지 | 344쪽 | 1만8800원
동물을 이용과 착취 대상이 아닌 동료 생물로 여겨야 한다는 논의가 점점 커지고 중요해지는 가운데, 동물과 공존하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책이다. 파키스탄 이민 가정 출신의 여성 의학자이자 미국 육군 트라우마 뇌 손상 프로그램의 부소장인 저자는 미국 전역을 돌며 취재한 다양한 사례를 개인적 경험에 더해 엮어냈다.
그가 소개한 사례를 보면 개와 가축뿐 아니라 어류, 유해동물로 여겨지는 바퀴벌레까지도 때로 인간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동물은 겁에 질린 채로 법정에 선 학대 피해자,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군인, 정신병동에 고립된 이들, 교화 가능성이 없을 것만 같은 살인범, 심장병에 걸린 사람들, 어린이와 어른 그리고 노인에게 모두 꼭 필요한 존재다.
동물에 대한 빈번한 학대와 이에 대한 방관은 한 사회에 폭력이 흘러넘치고 있음을 알리는 중요한 지표다. 사회학자들은 한 도시에 도살장이 생겨나면 배우자나 아동에 대한 학대를 포함한 강력 범죄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수십년에 걸쳐 밝혀냈다. 생계 때문에 동물을 죽이는 일에 내몰린 노동자들이 교도소 수감자들과 비슷한 정도의 공격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길고양이 살해 사건이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6년간 8명의 여성을 강간 살해한 키스 제스퍼슨이 지역 일간지에 보낸 편지를 살펴보자. 어린 시절 고양이를 내던지고 목 졸라 죽인 일을 아버지가 자랑스럽게 여기곤 했다고 회고하고 이렇게 덧붙였다.
“이 모든 일은 다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충동을 내게 심어줬습니다. 이번에는 사람을 죽이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 생각은 몇 년이고 머릿속에 머물렀고, 드디어 어느 날 밤 그 일이 벌어졌습니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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