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부리저어새와 백로의 겨울나기

한겨레 2021. 1. 2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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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노랑부리저어새 무리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인공습지에서 발견됐다.

끝이 노란, 주걱 모양의 부리로 노를 젓듯 물속을 휘저어 먹이를 잡는다고 노랑부리저어새라 불린다.

쉼 없이 물속을 헤집는 노랑부리저어새 곁에는 대개 백로가 짝하여 서 있다.

노랑부리저어새의 부리질에 놀란 물고기들이 수면으로 떠오르거나 튀어오르면 백로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먹이를 낚아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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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다큐][토요판] 한 장의 다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노랑부리저어새 무리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인공습지에서 발견됐다. 끝이 노란, 주걱 모양의 부리로 노를 젓듯 물속을 휘저어 먹이를 잡는다고 노랑부리저어새라 불린다. 여름 철새인 저어새와 달리 겨울 철새인 노랑부리저어새는 10월 중순~3월 말 200여마리가 우리나라를 찾는다고 알려져 있다. 헤엄을 못 쳐서 제 다리로 버틸 수 있는 얕은 물가에서 먹이를 구하는데, 농약 사용과 각종 개발사업으로 서식지가 줄어든 탓에 내륙의 인공습지까지 찾아와 겨울을 나는 것이다. 쉼 없이 물속을 헤집는 노랑부리저어새 곁에는 대개 백로가 짝하여 서 있다. 같은 황새목에 속하는 먼 친척 사이여서가 아니다. 노랑부리저어새의 부리질에 놀란 물고기들이 수면으로 떠오르거나 튀어오르면 백로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먹이를 낚아챈다. 그렇다고 백로가 얌체 짓만 하는 건 아니다. 특유의 예민함으로 주위를 살피다가, 위험하다 싶으면 큰 소리를 내거나 다른 데로 날아간다. 물속에 부리를 박고 고기잡이에만 열중하던 노랑부리저어새도 그제야 주변을 확인한다. 편안하게 먹이를 구하기 위해 서로 모자라는 데를 채우고 보태며 함께 겨울을 보내는 것이다. 안전이 위협받고 생계가 불안한 요즈음 사람살이, 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길도 별반 다르지 않을 듯하다.

고양/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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