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선택과목 폐지에 "교육불평등 심화 우려"

송성환 기자 입력 2021. 1. 22. 18:39 수정 2021. 1. 2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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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어제 미국의 대입시험인 SAT에서 선택과목과 에세이 과목이 폐지된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미국 현지에서도 그 배경과 파장을 두고 논란이 거셉니다. 

송성환 기자와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송 기자, 미국에서도 역시 대입시험의 개편은 큰 이슈겠죠.

송성환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미국의 대입표준화시험인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가 관리하는 시험을 간단히 살펴보면요.

기본이 되는 SAT에서는 영어와 수학을 평가하고, 에세이는 선택사항입니다.

역시 선택사항인 SAT2는 문학, 외국어, 고등수학, 과학 등 20개 과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선이수과목이라고 번역되는 고급과목인 AP 시험이 있습니다.

칼리지보드는 에세이 시험은 올해 6월 폐지하고 SATⅡ시험은 미국의 경우 즉각 중단, 미국 외의 경우 올해 6월 이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시험의 종류가 굉장히 간소화됐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칼리지보드는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겁니까?

송성환 기자

현지 언론들도 선택과목 폐지의 배경에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뉴욕타임즈와 LA타임즈, 더 크로니컬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이 보도한 내용을 종합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칼리지보드가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대학들이 SAT점수 제출 의무화 요건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중단했다는 겁니다.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현재 미국 대학의 3분의2에 해당하는 1,600개 학교가 SAT 반영을 중단한 상태인데요.

지난해 SAT 주말 시험 등록 건수는 약 220만건에 육박했지만 코로나로 일부 시험장이 폐쇄되면서 실제 시험을 치른 학생은 90만 명에 불과했습니다.

학생들이 시험을 볼 수 없고 대학들도 더 이상 SAT를 평가에 반영하지 않다보니 더 이상 선택과목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게 칼리지보드의 설명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응시생과 시험 반영 대학이 줄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라면 또 어떤 이유가 있는 겁니까.

송성환 기자

네 현지 언론에서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SAT를 반영하는 대학이 줄고 있단 점을 지적하는데요.

코로나 이전에도, 1,000개 이상의 4년제 대학들은 표준화 시험 성적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지난 2016년 에세이가 선택사항으로 바뀐 뒤 이를 반영하는 대학 역시 10곳 중 1곳에 불과했는데,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상 수명이 다해가던 SAT 선택과목들에 코로나 사태가 결정적인 종지부를 찍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배경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이 나오지만 결국 시험 과목이 줄어들었다는 건 수험생 입장에서는 반길만한 소식 아닌가요.

송성환 기자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칼리지보드의 시험 체계를 다시 보면요.

선택과목들이 폐지된다고해도 대학선이수과목으로 설명드렸던 AP 과목이 남아있습니다.

현지 전문가들은 선택과목 폐지로 바로 이 AP 시험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그러니까 더 많은 학생이 응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AP과목은 고등학교에서 대학 수준의 수업을 듣고 학기말에 시험을 보는 방식으로 응시할 수 있는데요.

당연히 이런 고급과목을 개설할 수 있는 학교의 격차에 따라 대학 입시 성적도 갈릴 수밖에 없겠죠.

교육 기회에서 불평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시험과목 축소로 학생들의 부담이 줄 거란 칼리지보드의 견해와는 달리 학생부담과 불평등만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대학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송성환 기자

말씀드린대로 미국 대학들은 코로나 이전부터 SAT나 ACT 같은 표준화된 평가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쪽 대학들이 이같은 추세를 이끌고 있는데요.

UCLA나 UC버클리 등이 속한 캘리포니아 대학 시스템은 2025년까지 모든 종류의 표준화된 평가를 입시에서 배제하고 자체적인 평가 방식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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