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국민도 아니냐"는 유흥업소 사장들 .. 전문가들 "국가 보상 필요"

김진주 입력 2021. 1. 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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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국민도 아닙니까. 영업정지 때문에 수입이 하나도 없는데 아이들 학비, 부모님 병원비 내느라 등골이 휩니다. 월 600만원 하는 임대료도 3개월째 못 내고 있어요."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근거가 없고 대상자 선정과 피해액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보상이 안 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생활방역이란 공적 이익을 위해 희생된 사람들이 있다면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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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22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에 의한 강제휴업을 규탄하며 옥외집회를 하고 있다. 세종=김진주 기자

"우리는 국민도 아닙니까. 영업정지 때문에 수입이 하나도 없는데 아이들 학비, 부모님 병원비 내느라 등골이 휩니다. 월 600만원 하는 임대료도 3개월째 못 내고 있어요."

22일 세종 다솜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 피켓을 흔들며 정부를 성토하는 정지영(62)씨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정씨는 부산에서 100평 규모 유흥시설을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정씨는 "워낙 빚이 많이 쌓여서 이제는 영업 다시 하라고 해도 금방 다시 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먹고 살 거리가 없어 이제 대리운전, 편의점 아르바이트, 전단지 배포 같은 걸 하고 있는 주변 종사자들을 볼 낯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이 자리에 모인 업주들은 전국에서 50~60여명 정도. 이들은 "우리 목소리를 간곡하게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장기화에 따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시행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특히 유흥업소 업주들의 반발이 폭발적이다.

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피해를 가장 크게 본 이들이다. 클럽 등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유흥업소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부터 집합금지 조치가 취해진다. 수도권이 2단계가 된 게 지난해 11월 24일, 비수도권도 2단계가 된 게 지난해 12월 8일이다. 최소 두 달간 영업을 못했다는 얘기다.

다른 하나는 지난 18일부터 노래방은 영업이 재개됐다는 점이다. 춤 추고 노래하는 건 매한가지인데, '오후 9시까지 방별 4명' 등 엄격한 조건이 붙었다지만 노래방은 영업을 풀어주고 유흥업소는 안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유흥업소라고 얕잡아 보는 게 아니냐는 불편한 감정까지 깔려 있다.

전국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22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에 의한 강제휴업을 규탄하며 옥외집회를 하고 있다. 세종=김진주 기자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방역 관점에서 유흥시설 운영재개는 어렵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노래방은 물과 무알코올 음료를 제외한 음식섭취가 제한되지만, 유흥업소는 술을 마시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등이 사실상 어렵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서 상당 시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술을 마시고, 접촉이 이뤄지다 보면 감염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근거가 없고 대상자 선정과 피해액 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보상이 안 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생활방역이란 공적 이익을 위해 희생된 사람들이 있다면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도 "정책의 우선순위는 당연히 방역"이라면서 "그렇기에 방역으로 희생을 치른 이들에게 보상해주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라 말했다.

실제 강력한 봉쇄조치를 취한 국가들은 강력한 보상책을 내놓고 있다. 독일은 전면봉쇄 대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게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최대 90%까지 보상키로 했다. 일본도 오후 8시 이후 영업제한을 지키는 식당에 하루 최대 63만원을 지급한다. 한국도 정부와 국회에서 보상 논의가 시작됐으나, 아직은 초기 단계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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