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못 다한 꿈, 뉴미디어'에서 피웠어요"

2021. 1. 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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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 길이 제도권 내의 성공보다 쉽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동일한 노력이 필요해요.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뉴미디어 비즈니스 회사 '랩추종윤' 박종윤 공동대표의 말은 단호했다.

지난 13일 랩추종윤 사무실에서 만난 박 대표는 "과거 스포츠 채널 캐스터의 월급은 형편없었다"며 "프리랜서 해설 수입은 소속된 방송사의 중계권이 없어지면 0원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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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비즈니스 회사 '랩추종윤' 박종윤 공동대표
뉴미디어 비즈니스 회사 ‘랩추종윤’의 공동대표 ‘박종윤’(왼쪽), ‘이주헌’이 이스타 TV에서 방송 중인 모습. 이스타 TV 유튜브 캡처

“이쪽 길이 제도권 내의 성공보다 쉽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동일한 노력이 필요해요.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뉴미디어 비즈니스 회사 ‘랩추종윤’ 박종윤 공동대표의 말은 단호했다. 10여개 팟캐스트 프로그램 제작, 유튜브 ‘이스타 TV’, 자체 굿즈를 판매하는 쇼핑몰 운영까지. 팬들은 그들의 다양한 콘텐츠와 출연진을 통틀어 ‘이스타 유니버스’라고 부른다.

지금은 직원을 14명이나 두고 있지만 시작은 초라했다. 성공하지 못한 축구 선수 이주헌, 주목받지 못한 스포츠 캐스터 박종윤 두 남자가 만나 첫 방송을 시작한 곳은 이 공동대표의 신혼집 단칸방이었다.

이들이 뉴미디어에 뛰어든 계기는 생활고다. 지난 13일 랩추종윤 사무실에서 만난 박 대표는 “과거 스포츠 채널 캐스터의 월급은 형편없었다"며 "프리랜서 해설 수입은 소속된 방송사의 중계권이 없어지면 0원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뉴미디어 비즈니스 회사 ‘랩추종윤’의 공동대표 박종윤(왼쪽), 이주헌. 박종윤 대표 제공

먹고살기 위해 뛰어든 인터넷 중계 방송이지만 정규 방송 출신 캐스터가 적응하기엔 쉽지 않았다. “후원 주신 분들을 위해 ‘누구누구님 고맙습니다’라고 해야 하는데 그 말이 죽어도 입에서 안 떨어지더라고요. 그걸 극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전문 해설위원과 캐스터라는 인터넷 방송에서 보기 드문 조합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고, 곧 팟캐스트 시장에도 진출했다. 그렇게 탄생한 ‘히든풋볼’은 스포츠 부문 청취율 1위를 달성했다. 팟캐스트 사상 첫 유료화를 단행했고, 많은 고난 끝에 정착시켰다. 박 대표는 “평생 먹을 욕 절반을 그때 먹었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들이 개척한 유료 팟캐스트 시장은 이제 낯설지 않다.

축구 유튜버로도 대성공을 거뒀다. 이스타 TV 채널의 가장 큰 차별점은 하루에 6, 7개 영상을 업로드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조회수 12만을 넘기기 힘들었다"며 "조회수 100만이 안 된다면 12만짜리 영상을 6개 만들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덕분에 팬들 사이에서도 박 대표는 '워커홀릭'으로 통한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혹여 실수를 해도 시청자들은 ‘그래도 너희들은 열심히 하니까’ 하며 넘어가주기도 해요."

살얼음판 같은 뉴미디어 업계에서 이들의 목표는 남다르다. “주헌이 형은 오늘 살기도 어렵고, 그저 잘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저는 디테일한 목표를 좋아해요. 직원들이 모두 남자인데 우리 회사를 다니면서 다들 결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가지가 포함된 말이에요. 사업이 잘 돼서 좋은 수준의 급여를 지속적으로 주고, 회사의 미래를 직원들이 확신해야 해요. 그래서 그걸 목표로 삼았습니다."

노지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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