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초는 수업차질 vs 사립초는 등교에 100% 줌수업

김제림,고민서 2021. 1. 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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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학력격차.."새학기엔 학교 가자" 봇물
작년 등교일수 비교해 보니
사립초, 공립초의 2배 넘어
저소득층 학생 사실상 방치
"유치원·초등생부터 등교를"
이낙연 대표도 필요성 언급
#서울 A사립초에 다니는 1학년 학생의 일과는 오전 8시 30분에 시작된다. 체육을 제외한 모든 수업은 '줌'을 통해 쌍방향으로 이뤄져 오후 2시에 끝난다. 이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B씨는 "작년 3월만 해도 코로나19로 개학이 무한정 미뤄지면서 학비가 나가는 게 아까웠지만 지금은 매시간 실시간 수업을 하면서 수업에 임하는 습관을 잡아준 것만 해도 사립초에 잘 진학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양천구 C공립초에 다니는 초3 아이를 둔 학부모 D씨는 시교육청에 민원까지 제기했다. 그는 "1학기 때는 EBS와 e학습터에 올라온 동영상 링크로만 수업이 이뤄졌고, 2학기 땐 줌 수업을 한다고 시간표에는 나와 있지만 과밀학급이라 사실 30분 정도 출석만 부르고 끝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공립초등학교와 사립초등학교 간 교육 수준 차이가 커지고 있다. 사립초에서 쌍방향 원격수업이 활발히 이뤄지는 데다 등교 일수도 많았던 작년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올해 1학기 역시 학생들 간에 학습 수준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1학년도 사립초 경쟁률은 6.8대1로 전년도(2.05대1)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이는 올해 한시적으로 사립초에 복수 지원이 허용된 점도 있지만 1년 동안 이뤄진 원격수업에서 사립초와 공립초 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면서 사립초 인기가 높아진 이유도 있다.

특히 일부 공립초에선 작년 한 해 동안 EBS 강좌나 유튜브 동영상을 중심으로 원격수업이 이뤄지면서 쌍방향 수업이 주류인 사립초와 대조되기도 했다. E공립초 3학년생 학부모는 "1학기엔 처음 하는 온라인 수업이기 때문에 온라인 클래스나 e학습터가 수시로 먹통이 됐을 때도 경험으로 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후 학년 수업이 다 끝날 때까지 유튜브 링크만 보내놓고 알아서 들으라고 하니 답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작년 2학기 들어 학부모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자 교육부는 일선 학교에 주 1회 이상 쌍방향 수업을 하도록 권고했지만, 학교 현장에선 조·종례 시간에만 실시간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두드러지면서 '무늬만 쌍방향 수업'이라는 학부모들의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같은 학교에서도 교사마다 수업의 질이 현저하게 차이 나는 것 또한 학부모들의 불만 사항이다.

공립초와 사립초 간에는 원격수업 격차 외에 등교 일수 차이도 컸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5월 말을 기준으로 공립초의 주당 평균 등교 수업 일수는 1.9일인 데 비해 사립은 4.2일이었다. 작년 1학기에 대부분 공립초는 '3분의 2 이하 밀집도'를 보수적으로 해석해 주 1~2회 등교하도록 했지만 사립초는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최대한 등교 일수를 늘리기 위해 주 3~4회 등교하도록 했다.

더구나 경기도교육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올해 1월~2월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발표한 것처럼 공립초의 경우는 학교장, 교육청 모두 방역을 최우선시하면서 상대적으로는 등교는 후순위로 밀리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 교육부와 중대본의 방침은 밀집도를 3분의 2로 완화하는 것이었는데 일부 공립초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체적으로 일주일 중 하루를 '방역의 날'로 지정해 전체 학생들이 전부 등교하지 않는 날도 만들었다.

또한 공립초의 경우는 교사들이 쌍방향 원격 수업을 하려고 하더라도 학부모들의 요구나 가정 내 인프라 문제 때문에 제약이 많은 측면도 있었다. 설령 온라인수업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도 학생 가정별로 원격수업 환경에 차이가 나 수업이 매끄럽지 못한 것도 부지기수였다는 게 교사들의 얘기다. 경기 수원의 E초교(공립) 교사는 "사립에선 학생 개개인별로 태블릿이 있을 정도로 온라인 교육 환경이 좋은 편이라지만, 공립에선 학교마다 차이가 너무 벌어져 있어 컴퓨터·노트북이 없는 아이들을 데리고 어떤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을 지 걱정하는 교사들도 많다"고 전했다.

더구나 경기도교육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올해 1~2월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발표한 것처럼 공립초는 학교장과 교육청 모두 방역을 최우선시하면서 상대적으로 등교가 후순위로 밀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사립초에 진학할 수 있는 소득 격차가 학습 격차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서울시내 사립초의 연간 학부모 부담금은 1028만원이었다.

한편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2일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우선 등교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제림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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