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월세 600만원, 노원·구로 100만원 넘었다

김태준 2021. 1. 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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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로도 100만원 육박
집주인 종부세 부담 떠넘겨
임대차법 탓 서울 전세 급감
1월 물량 지난해의 반토막
반전세·월세로 풍선효과도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이충우 기자]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반전셋값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자 세입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월세를 부담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임대차 2법과 집주인 실거주를 강제하는 잇단 규제가 오히려 주거 안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 전용 114㎡는 지난달 보증금 1억원, 월세 600만원에 계약됐다. 전달에 같은 면적이 보증금 1억원, 월세 520만원이었는데 불과 한 달 새 월세가 8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가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한 역세권 신축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가파른 상승 폭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서울 외곽으로도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9단지 전용 79㎡는 지난해 중순까지 보증금 5000만원, 월세 8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5일엔 보증금 5000만원, 월세 120만원까지 뛰었다. 구로구 개봉동 현대 전용 84㎡도 지난해 초엔 보증금 1억원, 월세 80만원이면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보증금 1억원에도 월세로 110만원은 줘야 한다.

이 같은 고가 월세 행진은 지난해 7월 말부터 시행한 계약갱신청구권과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폭탄이 맞물린 결과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이 급감하자 집주인들 협상력이 급격히 높아졌고, 종부세 부담을 월세로 일부 돌려 임차인에게 세 부담을 전가한 것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조세의 전가' 현상이다. 주택처럼 공급을 단기간에 조절할 수 없는 재화일수록 조세의 전가는 강해진다.

결국 전세 물량을 늘려야 '전세의 월세화' 현상을 막을 수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이 기존 월세 임대주택 공실을 전세로 돌려 이달부터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이들 물량은 대부분 다세대·다가구주택이나 오피스텔이어서 아파트 전세 수요를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삶의 질에 대한 욕구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며 "예컨대 도심권과 자족 기능이 잘 갖춰진 주거 편익 지역에 빌라나 다세대주택 대신 중산층이 선호하는 아파트를 집중 공급하고,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공공자가주택보다는 완전 소유권을 갖게 해 주택연금 등 노후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숲 푸르지오
물론 이달 들어 계절적 영향으로 인해 작년 하반기보다는 전세난이 다소 완화된 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2일 기준 2만16건으로 한 달 전(1만3184건)보다 51.8% 늘었다. 하지만 매물 증가가 전셋값 하락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통상 1월이 1년 중 가장 비수기이고, 최근 한파로 집을 둘러보기가 어려워지는 등 계절적·일시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전세 물건이 지난달보다 늘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1월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이 5만건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절반 수준도 안 된다. 지난해 1분기 전세 거래 건수(3만5426건)에도 아직 못 미친다.

속도가 둔화하기는 했지만 전셋값 상승세도 현재진행형이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5% 상승했다. 서울 전세가격은 0.32% 상승해 지난주(0.3%)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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