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다 문을 닫는 이때..우리는 영화관 열었습니다
'라이카시네마' 이한재 대표
대형 체인영화관 몸집 줄이기
그 와중에 조심스럽게 문열어
라라랜드·화양연화등 기획전
전회 매진 인기에 앙코르전
"어떤 상황에도 극장은 있어야"
모두가 영화관을 없애고 있을 때 39석(장애인석 1석 포함)짜리 작은 극장 한 곳이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39석 규모 예술영화관 '라이카시네마'다. 지난 13일 개관하고 현재 개관기획전 '라이프, 라이브, 라이크'를 진행 중이다. '라라랜드' '서칭 포 슈가맨' '베로니카의 이중 생활' '원더' '패터슨' '프랭크' 등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오랫동안 개관을 준비해 왔습니다.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영화관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관을 운영하는 이한재 SPDG 대표(33·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요즘 같은 때 영화관을 연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라이카'라는 극장명은 1957년 소련 우주선 스푸트니크 2호를 타고 우주로 간 최초의 개 이름에서 가져왔다. 이 대표는 "외롭고 슬픈 영웅으로서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디딘 라이카와 영화관이 사라지는 시대에 외롭게 출발하는 우리 극장이 닮은 데가 있다"고 말했다. 관객들도 화답했다. '화양연화' '라라랜드' '지옥의 묵시록 파이널컷' '패터슨'은 전 회차가 매진돼 개관기획전 종료 후 앙코르 상영을 진행할 계획이다. '레토' '멜랑콜리아' 등도 매진되거나 80~90% 객석을 채운 회차가 이어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창작 활동에 집중하고, 동네 주민들은 가까이에서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이 공간이 만들어졌다. 병원용 옷을 만드는 중소기업 이화유니폼의 서기분 대표가 원래 있던 2층짜리 연립주택을 허물고 4층짜리 건물을 지었다. 당시 연희동에서 공유 작업실을 운영하던 이 대표가 이 공간 초기 설계를 적극 조언했고, 또래 창작자들과 'SPDG'라는 회사를 만들어 영화관 운영까지 맡았다.
라이카시네마는 '동네 주민들도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예술영화관'을 표방한다. 개관기획전도 너무 어려운 예술영화보다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화양연화' '원더' '원더풀 라이프'로 구성했고, 앞으로도 예술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계획이다. "연희동 인구 분포 특성에 맞춰 오전 시간에는 중년 관객이 볼 수 있는 예술영화, 고전 명작을 상영하고 주말 아침엔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상영하는 식으로 운영하고자 합니다." 이 건물 지하엔 라이카시네마가 있고, 1~2층엔 카페와 다목적 공간이 들어섰다. 3~4층은 창작자들의 공유 오피스로 쓰인다. 지하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2층에선 영화 관련 강의나 전시를 진행하는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정원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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