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 '인종차별 반대' 포스팅.. 무슨 일이?

박병규 2021. 1. 2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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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박병규 기자 = FC안양이 소셜 미디어에 ‘인종차별 반대’ 글을 올렸다. 최근 코스타리카 대표팀 공격수 조나탄 모야 영입 후 부쩍 늘어난 남미 팬들의 유입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Chino(중국인, 혹은 아시아인을 통용하는 단어)’라는 언어 사용으로 눈살을 찌푸렸고 구단이 공식적으로 성명하며 대응했다.

FC안양(구단주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 21일 소셜 미디어에 “사랑하는 코스타리카의 팬들에게 알려드립니다”라며 인종차별 반대(SAY NO TO RACISM)의 글을 올렸다. 안양은 'Chino라는 단어를 쓰지 말아주세요. 우리는 여러분이 사용한 그 단어에 인종차별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단어를 들으면 오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속한 프로축구 구단입니다. 전세계인이 서로 존중하는 축구 문화가 양산되기를 바랍니다. 존중 없이는 축구도 없습니다’라며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등 총 3개 국어로 해당 내용을 올렸다.

안양 관계자는 이 같은 해프닝에 관해 “최근 조나탄 모야 영입 후 코스타리카를 비롯한 남미 팬들의 유입이 많아졌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평소 안양의 소셜 미디어 평균 반응 수는 몇백 건이었다. 그러나 조나탄 모야 영입 후부터 팬들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실제 구단의 팔로우 수는 물론, 매 업로드마다 좋아요와 댓글 등 수천개의 반응이 몰렸다.

안양도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받아들였다. 국가대표팀 9회 출전을 비롯하여 코스타리카, 스페인, 우크라이나 등 다양한 리그에서 287경기나 소화한 만큼 인기가 높다는 뜻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점차 선을 넘기 시작했다. ‘Chino’라는 단어 언급을 시작으로 몇몇은 인종차별적인 비방 댓글도 달았다. 심지어 올 시즌 주현우 주장과 백동규, 맹성웅 부주장 선임 소식에 “XX들, 왜 조나탄이 주장이 아닌가”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물론 남미 사람들 일부가 이를 여전히 차별로 느끼거나 잘못된 행동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을 참고했다. 2017년 한국과 콜롬비아의 A매치 친선 경기에서 콜롬비아 선수가 기성용과의 신경전에서 눈을 찢는 행위를 하여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이외에도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가 흑인을 뜻하는 특정 단어 사용으로 3경기 출전 정지 및 약 1억 5천만원에 해당하는 벌금 징계를 받았다. 카바니는 본국에서 친한 사이에서 쓰는 단어였고 차별적인 의도는 없었다며 해명했지만 논란의 대상이었다.

안양 관계자는 “해당 현상을 꾸준히 지켜보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었다. 주변에 많은 조언도 구해보았고 다양한 사례나 교육 영상을 참고하며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했다. 구단은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알려주되, 논란을 만들지 않는 선에서 담백하게 공지하는 방법을 도출했고 다양한 사람들이 보고 이해할 수 있게 3개 국어로 공지했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해당 공지 후 많은 팬들이 사과와 잘못을 인정하며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들 역시 의도가 없었지만 잘 숙지하여 다시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코스타리카 외에도 다양한 국가들의 팬들도 이 소식을 접하고 안양 계정으로 접속하여 “나라 이미지를 스스로 갉아먹었다”며 비판했다. 한 여성 팬은 메시지를 통해 “BTS와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대신 제가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구단 관계자는 연거푸 ‘작은 해프닝’이었다고 웃어넘겼지만 차분한 대응과 젠틀한 대처 방식으로 안양 구단은 물론, 한국의 품격까지 전세계에 높였다.

한편, 원소속팀과 합의를 마친 조나탄 모야는 최종 비자 발급을 앞두고 있다. 그는 빠른 시일 내 비자 문제를 매듭지은 뒤 팀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사진 = FC안양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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