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선수 '팀닥터' 징역 8년..국회가 걸어온 211일

김혜린 기자 2021. 1. 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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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2020년 6월 26일.

22살의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선수가 소속팀 감독, 의사 면허가 없는 '팀닥터', 그리고 선배들의 폭행을 견디지 못해 짧은 생을 마감했다.

한편, 최숙현 선수의 죽음에 또 다른 주범으로 알려진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장윤정·김도환 선수에 대한 선고는 변론이 재개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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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숙현(당시 23세) 선수의 마지막 메시지. /이용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서울경제]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2020년 6월 26일. 22살의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선수가 소속팀 감독, 의사 면허가 없는 ‘팀닥터’, 그리고 선배들의 폭행을 견디지 못해 짧은 생을 마감했다. 고(故) 최숙현 선수가 남긴 숙제는 체육계 인권침해 및 폭력 근절이었다.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과 이용 의원 등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지난 2020년 7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해실태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다. /연합뉴스
“‘고(故) 최숙현법’을 고인의 아버지 최영희 씨와 함께 발의하겠습니다” 2020년 7월 10일. 국회에서 최 선수가 남긴 과제를 가장 먼저 떠안은 사람은 평창올림픽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의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다. 그는 최 선수의 아버지와 함께 체육계 인권침해를 방지하는 ‘최숙현법’을 대표 발의하며 진상규명과 체육계 폭력 근절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이에 여야가 합의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긴급 현안 질의를 열고 이날 최 선수가 생전에 쓴 일기의 일부를 공개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모두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국회 본회의장. /연합뉴스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2020년 8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숙현법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성폭력, 폭행 등 인권침해와 비리를 저지른 체육지도자와 체육단체 책임자의 명단을 공개할 수 있게 된다. 또 체육지도자가 2년마다 성폭력 등 예방 재교육 위반하면 자격정지 또는 징계를 받게 된다.

나아가 체육시설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관리기관이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문체부 장관에게 보고하게 된다.

지난 2020년 7월 13일 고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 운동처방사 안 모(45)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2021년 1월 22일. 대구지방법원은 최숙현 선수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가해자 안주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운동처방사에게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최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 211일째 되는 날이다.

법원은 “피고인은 팀닥터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치료와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고 최숙현 선수를 비롯한 경주시청 트라인애슬론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구타와 폭행, 성추행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며 “최숙현 선수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하나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판시했다.

이외에도 안 씨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증이 없음에도 선수들에게 의료행위를 하며 선수들에게 치료비를 명목으로 2억 원이 넘는 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한편, 최숙현 선수의 죽음에 또 다른 주범으로 알려진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장윤정·김도환 선수에 대한 선고는 변론이 재개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양형의 적고 많고를 떠나서 가해자들이 마지막으로 최숙현 선수 부모님께 사죄했으면 합니다.” 같은 날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징역 8년이 인생에서 길다고 보면 길고, 짧다고 보면 짧을 수 있다”며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죄로 몇 년 형을 받는 게 적당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숙현 선수 부모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해졌으면 한다”며 “감독과 다른 가해자 선수의 재판까지 진행되는 동안 가족들이 마음에 품었던 감정을 떨칠 수 있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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