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킬러앱'..富의 지도 바꾼다

넥스트 킬러앱 / 조원경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 1만7000원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 경쟁, 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비서 등 급변하는 기술환경에서 뻗어나갈 수 있는 킬러앱의 요건은 무엇일까.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식탁 위의 경제학자' 등 저작으로 일반인에게 쉽게 읽히는 경제학 개론서를 써온 저자가 이번에는 실리콘밸리와 시애틀의 미국 테크기업들을 파고들었다. 구글 인앱결제법이 문제라는데 어디서부터 시작된 문제인지,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페이스북이 왜 일간지 광고를 내면서까지 반대하는지 등 최근 이슈가 되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 전략과 배경이 궁금하다면 백서처럼 정리된 이 책 한 권으로 그 의문을 해소할 수 있다. 수차례의 정부부처 연설문 작성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 이슈들을 감성을 담아 정리해 왔던 저자의 문체는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킬러앱의 역사' '애플과 구글의 전략' '블록체인과 킬러앱' '5G 시대의 킬러앱' '넥스트 킬러앱의 조건' 순으로 배치된 책을 읽다 보면 저자에 의해 잘 정제된 디저트 접시들을 맛보는 느낌이 든다.

킬러앱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해 시스템을 구입하도록 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지칭한다. 저자는 기술의 성공을 담보하는 핵심 기능까지를 포괄하는 의미로 킬러앱이라는 용어를 정의한다. 그는 특히 '위치 기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구글지도의 킬러앱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도어대시, 차우나우 등 음식배달 회사 서비스와 연계해 구글 광고 시스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킬러앱 콘텐츠의 핵심으로는 소통, 재미, 정보 3가지 요소가 기본으로 꼽힌다. 일회성 혁신 외에 막강한 배포망도 확장성, 생산성 측면에서 중요하다. 그는 또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가 윈도 제일주의에 빠져 있던 마이크로소프트를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화시킨 과정에 주목한다. 미국과 유럽에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테크기업이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비판은 거의 들리지 않는 것도 나델라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평판을 바꾼 덕분이라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아마존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에 대한 분석도 눈에 띈다. 앞으로는 정밀의료 등 헬스케어 산업이 더욱 유망해질 것이고, AI 비서, AI 플랫폼을 지배하는 기업과 서비스가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모바일과 모빌리티 분야에서 제품 수준이 엇비슷해져 소프트웨어와 생태계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한국 회사들이 하드웨어 생산에만 골몰한다면 미래 경쟁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분석은 읽는 이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한다.

행정고시 합격 후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금융 전문가로 활약한 저자는 현재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현대오일뱅크 등 사업장이 밀집한 울산시의 경제부시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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