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 전성시대..고수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포토다큐]
[경향신문]
차박의 매력은 불편하지만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을 하며서 가족과 산, 강, 바다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냥 숲속이거나 개방감이 드는 탁트인 공간이거나 차 한 대 세울 수 있으면 자연을 바라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밤하늘에 별을 보고 새벽 찬기운에 새소리를 듣는 것은 도시인에게 색다른 경험이다. 팬데믹 시대에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차에서 말이다
코로나 시대, 차박이 대박 났다. 차박이 코로나19 여파로 급증하자 차박에 적합한 차량들과 용품 수요가 늘어났다. 가입자가 21만 명이 넘는 온라인 차박 카페도 생겨났다. 평창의 청옥산 육백마지기, 부산 기장 오랑대, 충주 비내섬, 제주 수월봉……. 자동차가 갈 수 있는 금수강산이 모두 차박 캠핑 장소가 될 수 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산세의 아름다움, 한 없이 푸른 물결이 펼쳐지는 바다, 똬리를 틀며 굽이치는 강물의 풍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차박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차박의 열풍 뒤엔 그늘도 있다.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는 해발 1200미터의 청옥산 육백마지기는 별빛이 쏟아지는 장관 때문에 급부상한 차박 장소다. 타지의 손님들이 반가운 평창군은 이곳에 화장실을 설치하고 야생화생태단지도 조성했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남겨놓은 쓰레기가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군은 이곳에서의 취사를 금지했다.
부산 기장 오랑대도 마찬가지다. 화장실은 음식물 쓰레기로 넘쳐나고 해안가에는 일회용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고 지자체는 차량 및 사람이 출입할 수 없도록 철조망을 쳤다.
차박 인구는 늘고 있지만 지자체의 금지 조치로 차박 장소는 점점 줄고 있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리라 기대했던 주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올바른 차박 캠핑 문화가 자리 잡지 않는다면 차박금지 팻말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우철훈 기자 photo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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