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미사일 탄두 체스판 무늬, 핵탑재 '식별표시' 가능성
북한이 지난 14일 야간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신형 전술미사일(KN-23) 개량형 등 일부 미사일의 탄두와 동체 이음부에 나타난 흑백 체스판 무늬가 ‘핵 탄두 탑재’ ‘식별표시’라는 추정이 22일 제기됐다.
한미 군사전문가들은 흑백 체스판 무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력’위업의 완성으로 평가한 지난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대륙간탄도미사일(ICBM)시험 발사 이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외형에 새롭게 나타난 특징으로 보고 핵탄두 탑재 식별표시일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10일 북한 당창건75주년 열병식 사진과 비교하면 이번 노동당8차대회 열병식에 공개된 ‘KN-23’의 탄두와 본체 이음부에 흑백 체스판 무늬가 새로 발견됐다. 작년에 공개된 KN-23의 경우 국방색 단색이었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KN-23개량형의 경우 동체는 검은색, 탄두와 동체 이음부는 체스무늬가 새겨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작년 10월 열병식에 나오는 KN-23과 이번 열병식에 나온 개량형 KN-23은 외형에 많은 변화가 보이는데 특히 흑백 체스판 무늬가 눈에 띈다”며 “정보당국을 포함해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핵탄두 탑재 식별표시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신형 전술미사일(KN-23) 개량형 등 신무기들에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것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공개한 KN-23 개량형은 기존 KN-23에 비해 탄두가 커지고 모양도 뾰족해졌다.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 발사 차량의 바퀴 축도 4개에서 5개로 늘어났다. 이동식 발사 차량의 조종석도 지금까지 공개된 것과 다른 형태다. 전문가들은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의도로 추정하고 있다. KN-23의 탄두 중량은 500~600㎏, 직경은 92㎝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017년 6차 핵실험 직전 등 두 차례에 걸쳐 공개한 핵탄두는 직경 60~70㎝, 무게 500㎏ 안팎으로 추정돼 KN-23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할 능력을 이미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술핵무기는 수 킬로톤(㏏·1㏏은 TNT 폭약 1000t 위력)에서 수십 킬로톤의 위력을 갖고 있어 수백 킬로톤 이상의 위력을 가진 전략핵무기보다 위력이 작다. 이 때문에 전술핵은 미국을 목표로 삼는 전략핵과 달리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핵무기로 평가된다. KN-23은 사거리 600㎞ 이상으로 남한 전역과 일부 주일 미군 기지를 사정권에 넣고 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8일 노동당 8차 대회 보고를 통해 “핵무기의 소형 경량화, 전술 무기화를 보다 발전시켜 현대전에서 작전 임무의 목적과 타격 대상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들을 개발”했다 밝혔다. 북한이 그동안 전술핵무기 개발 성공을 암시한 적은 있지만, 김정은 육성(肉聲)으로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대미(對美)용’이라고 선전해왔던 핵무기를 남한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8차당대회 기념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5’의 탄두와 동체 이음부에도 흑백 체스판 무늬가 나타났다. 또 작년 10월 보여준 ‘북극성-4’SLBM의 탄두부에도 흑백 체스판 무늬가 있다. 김정은은 노동당 8차대회에서 SLBM과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강조하며 “핵잠 설계가 끝났다”고 밝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작년 10월에 공개된 ‘화성-16형’의 탄두와 동체 이음부에 체스판 무늬가 나타났다. 2017년에 시험 발사한 ‘화성-15형’ICBM의 경우 부분적으로 체스 무늬가 나타난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개한 화성14형ICBM까지 탄두에 체스판 무늬가 없다”며 “화성15형부터 나타난 특징으로 핵탑재 식별표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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