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전성 집착말라" 與 은행권에 BIS규제완화 선제적으로 제안

김명지 기자 2021. 1. 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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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위험가중자산(RWA)가중치 완화 검토"뉴딜펀드 외에도 금융위에 전반적인 제도 개선" 은행권 BIS비율 집착하는 관행 비판 목소리도 더불어민주당이 22일 금융권의 '한국판 뉴딜(K-뉴딜)사업' 투자 독려를 위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현행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인 김진표 의원은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공개 간담회 후 기자와 만나 "(금융권이) K-뉴딜펀드 투자를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애로사항을 듣고, 세제 혜택 강화 등을 논의했다"며 이런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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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위험가중자산(RWA)가중치 완화 검토
"뉴딜펀드 외에도 금융위에 전반적인 제도 개선"
은행권 BIS비율 집착하는 관행 비판 목소리도

더불어민주당이 22일 금융권의 '한국판 뉴딜(K-뉴딜)사업' 투자 독려를 위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현행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K뉴딜 지원 방안’ 회의에서 김진표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인 김진표 의원은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공개 간담회 후 기자와 만나 "(금융권이) K-뉴딜펀드 투자를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애로사항을 듣고, 세제 혜택 강화 등을 논의했다"며 이런 내용을 전했다.

김 의원은 "(은행이) 뉴딜펀드 모금을 하고 셀아웃(판매)해 성과를 내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이런 활동으로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BIS 자기자본비율에 영향을 주는 문제를 금융위가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이 적극 뉴딜펀드 투자에 나서게 하기 위해 BIS비율에 관해서 탄력적으로 접근하도록 당 차원에서 정부 측에 검토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위험가중자산(RWA)이 높아지면 BIS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는데, RWA 기준을 낮춰줘야 한정된 재원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날 간담회는 김 의원이 의장인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가 주도했다. 형식적으로는 은행 업계가 뉴딜펀드 참여를 위해 ' BIS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정부가 화답했지만, 실제로는 당이 업계의 입을 빌려 BIS규제 완화를 정부에 지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진표 의원과 김광수 회장 사이의 인연도 이런 역할 분담이 가능하게 만든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광수 회장은 김진표 의원이 경제부총리로 재임했던 2003~2004년 재정경제부 국제조세과장, 금융정책과장으로 일했다. 금융정책 실무를 관장하는 금융정책과장으로 발탁한 게 당시 김진표 부총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 BIS비율 규제 완화를 거론한 것은 은행 건전성을 강조하다가 뉴딜펀드 투자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K-뉴딜펀드는 K-뉴딜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K-뉴딜사업은 당정이 미래 먹거리 신성장 산업으로 투자 위험성이 높다.

김 회장 말대로 은행이 스타트업처럼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려면 RWA 가중치는 400%를 적용해야 한다. 1억원을 출자하려면 4배에 해당하는 4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은행은 자본건전성 규제를 지키려면 투자에 미온적일 수 밖에 없다.

민주당은 은행들이 BIS비율에 집착하는 관행이 코로나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작년 연말 국내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느라 가뜩이나 코로나 방역으로 힘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의 대출을 조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민주당 한 의원은 "BIS자기자본 규제 완화를 뉴딜펀드에만 적용할 경우 특혜 시비가 있을 수 있다"며 "금융위에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단순히 뉴딜펀드 투자에 대해서만 BIS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서도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또 다른 의원은 "은행권 자기자본 규제 완화는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경기 침체를 위기로 인식해 은행들이 적극 대응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이런 위기 상황에서 건전성을 신경쓴다고 은행이 대출을 조이면 모두 망하는 길"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 BIS비율은 국제 신용평가사의 평가를 신경쓴 것인데,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신평사 점수를 신경쓰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고 했다.

은행은 당정의 BIS 규제 완화 검토 방침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실물경기 침체와 뉴딜펀드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 증가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BIS비율보다 경기침체로 인한 부실화 가능성이 훨씬 큰 부담"이라고 했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으로 대출 등 위험가중자산을 나눈 값으로 은행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당국은 바젤Ⅲ 기준에 따라 국내은행들에게 BIS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바젤Ⅲ 조기 도입과 코로나 건전성 규제 완화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은행들의 BIS비율은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훨씬 뛰어넘는 16%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 의장과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 김병욱 정무위 여당 간사, 민주당 유동수, 홍성국 의원 등이 참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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