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선발 합류' 플렉센 향한 기대.. '스몰 샘플' 우려도 공존

조형래 2021. 1. 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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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척, 지형준 기자]4회말 2사 1,2루에서 두산 플렉센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1년 만에 메이저리그로 유턴했다. 크리스 플렉센(26・시애틀 매리너스)는 유턴파의 성공 사례를 이어갈 수 있을까.

시애틀 제리 디포토 단장은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현지 언론들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예고하면서 선발 후보군을 언급했다. 디포토 단장은 “6인 로테이션에 불펜 데이 이틀이 있을 것이다”고 했다. 

매체는 “시애틀은 이런 방식이 투수들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발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디포토 단장이 언급한 선발 후보는 마르코 곤잘레스, 기쿠치 유세이, 저스터스 셰필드, 그리고 크리스 플렉센이었다. 

지난 2년 간 8승 밖에 거두지 못한 기쿠치를 향한 무한 신뢰, 그리고 1년 간 KBO리그를 경험하고 유턴한 플렉센을 향한 기대감이 묻어난 디포토 단장의 선발 로테이션 구상이다. 

시애틀과 2년 475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플렉센은 1년 만에 메이저리그로 유턴해서 ‘KBO 유턴파’ 성공기 집필을 준비한다. 플렉센은 지난해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 한국 무대를 밟았다. 발등 골절로 약 두 달의 시간을 회복에만 힘써야 했다. 21경기 8승4패 평균자책점 3.01(116⅔이닝 39자책점), 132탈삼진, 30볼넷, WHIP 1.09, 피안타율 2할2푼6리, 퀄리티 스타트 12회의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플렉센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플렉센은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2승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1의 괴력을 발휘했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었다. 

지난 2017~2019시즌까지 뉴욕 메츠의 유망주였던 플렉센이다. 최상위 유망주였고 기회가 될 때마다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27경기(11선발) 3승11패 평균자책점 8.07(68이닝 61자책점)에 그쳤다. 구위는 뛰어났고 트리플A 무대까지는 순항을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만 올라가면 자신의 구위를 믿지 못하고 제구 난조를 겪었다. 트리플A 두 시즌에서 9이닝 당 볼넷은 2.7개에 불과할 정도로 준수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7.1개로 폭등했다. 메이저리그 문턱을 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KBO리그는 플렉센의 전환점이었다. 자신감을 찾았다. 리그 수준 차이를 감안해야 하지만 구위는 유지하고 제구력을 가다듬었다. 132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30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9이닝 당 볼넷은 2.3개로 트리플A 시절보다 더 낮았다.

여기에 김원형 투수코치(현 SK 감독)을 만나면서 150km 중반대의 패스트볼에 120km 초반대의 고속 커브를 결정구로 확실하게 정착시켰다. 그 외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구속의 완성도를 높였다. 구위는 유지했고 제구는 향상됐다. 포스트시즌 등 큰 무대 등판까지 경험하는 등 20대 초중반의 선수가 하기 힘든 경험을 1년 동안 쌓았다.

KBO리그를 거치면서 플렉센의 심리적이고 기술적인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평가였고 시애틀은 기대를 연 평균 250만 달러에 가까운 연봉으로 기대치를 보여줬다. 

[OSEN=피츠버그(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최규한 기자]애리조나 선발 메릴 켈리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dreamer@osen.co.kr

플렉센의 가장 가까운 성공 롤모델은 메릴 켈리(애리조나)다. 팀 내 상위 유망주였지만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한국 무대를 선택한 것이 닮았다. 켈리 역시 SK 유니폼을 입기 전, 탬파베이 레이스의 유망주 투수였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었지만 KBO리그 입단 시즌에는 선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후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는대로다. 켈리는 SK에서 한 뼘 더 성장했다. 2015~2018시즌, 4년 동안 119경기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언뜻 봐서 특급 성적은 아니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켈리의 성장세를 확인했다. 패스트볼 구속이 4km 가량 상승했고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의 완성도를 높였다.

켈리는 애리조나와 지난 2019년 2년 550만 달러 보장 계약을 체결했고 2년 옵션이 연장될 경우 최대 4년 1450만 달러까지 확장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일단 켈리는 지난해 3승2패 평균자책점 2.59의 성적을 기록한 뒤 흉곽 충구 증후군 수술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지만 2021시즌 옵션 연장이 확정됐다. 또한 밀워키와 계약한 두산 팀 선배 조쉬 린드블럼도 대표적인 유턴파 성공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선수와 플렉센의 결정적인 차이는 샘플 숫자다. 성장을 확인하고 비교할만한 샘플이 그리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켈리는 4시즌 119경기, 린드블럼도 5시즌 130경기를 소화했다. 달라졌다는 것을 검증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경기 수다. 하지만 플렉센은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더라도 26경기에 불과하다. 플렉센의 변신이 검증됐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과거 플렉센의 문제는 트리플A까지는 괜찮았다가 메이저리그 콜업만 되면 자신의 공을 믿지 못하고 제구가 들쑥날쑥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 무대는 레벨이 낮고 구속이 통하니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사실 몇 년 더 한국에서 활약할 줄 알았다. 1년 간의 샘플은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시애틀이 베팅을 했다. 만약 플렉센이 한국무대에서 자신감을 완전히 찾고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성공하겠지만 아닐 경우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jhrae@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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