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훌륭→도시어부' 대한민국 예능의 '세분화'가 반가운 이유[TV와치]

[뉴스엔 송오정 기자]

대박을 따라 점점 비슷해지는 예능들 속, 점점 세분화되고 더 전문적이고 디테일한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이 반갑기만 하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낚시·의료·과학·인테리어·IT 등 분야를 막론하고 수많은 전문 잡지들이 발간되고 있다. 전문 잡지 이외에도 전문적으로 특정 주제만 다루는 방송 채널도 있을 정도로, 현대에는 '마니아'층을 겨냥한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제 예능계에도 마니아층 확보에 나선 전문화된 프로그램이 하나, 둘 늘어나며, 예능 방송가에도 선택과 집중의 바람이 불고 있다.

화제성과 인기를 잡은 KBS2 '개는 훌륭하다' '펫비타민'은 반려동물 전문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좀 더 세분화돼, 훈련과 건강으로 나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반려인들을 위해 꼭 필요한 지침서가 되고 있다.

또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는 아동의 다양한 문제 행동을 관찰하고 교정하는 육아 전문 방송이다. 이는 단순히 가족 관찰 예능과는 결이 다르다. 양육이 처음인 부모부터 비슷한 문제행동을 가진 '금쪽이' 부모들에게 전문가 오은영의 조언과 지적은 훌륭한 부모이자 행복한 가정으로 지름길을 제시한다.

전문 예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어부'는 시즌2가 방영될 정도로 마니아층에 인기를 자랑한다. 일반인 낚시꾼 시청자들의 사랑은 물론, 연예인 낚시꾼들의 러브콜도 받는 낚시 전문 방송으로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낚시꾼만큼이나 마니아층이 두꺼운 캠핑도 빠질 수 없다. 연예계 대표 캠핑 마니아 김숙, 라미란과 캠핑 새내기 '나는 차였어'는 야외 활동인 캠핑이 영향을 받는 계절로 시즌을 나눠, 시즌2까지도 캠핑러들에게 사랑받았다. 특히 캠핑 중에서도 '차'를 이용한 캠핑카에 더욱 디테일을 잡았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장비, 트렌드 등 시청자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수많은 예능이 지고 사라지는 순간에도 또 다른 예능이 시청자들 앞에 선보이고 있다. 또, 어느 한 포맷이 크게 대박을 터트리면 너나할 것없이 우후죽순으로 비슷한 주제, 어디서 본 듯한 내용이 등장하곤 한다. MBC '무한도전'의 성공으로 리얼 버라이어티 장르가 한동안 방송가를 점령했던 것처럼, 최근엔 트로트 신드롬이 지상파·종편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이는 시청률을 위해 시청자 피로도를 높이고 방송의 다양성을 저하시켰다.

전문적이거나 혹은 마니아를 타깃으로 한 프로그램의 등장이 역설적이게도 세분화를 통해 대한민국 예능계를 더욱 넓고 다양하게 만들었다. 시청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좀 더 많은 정보에 시청자 접근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획일화된 예능계에 이들의 존재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사진=KBS2 '개는 훌륭하다', 채널A '도시어부2' '금쪽같은 내새끼' 포스터)

뉴스엔 송오정 songo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