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전시작전"..코로나 대책만 198쪽, 행정조치 벌써 11건
트럼프와 부딪혔던 파우치 "과학에 근거한 얘기..해방감 느껴"
[경향신문]
코로나19 검사를 거친 사람이라도 미국에 입국하면 일정기간 동안 자가격리를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미국의 공항, 기차역, 대중교통 등에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현 상황을 ‘전시’라고 표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연방정부가 필요한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그 결과 비극적인 대가를 치뤄야 했다”며 “2월 말까지 사망자 수가 50만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21일 기준 41만8000명, 누적 확진자 수는 2400만명을 넘겼다. 그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서명한 행정조치를 발표하며 “이것은 전시작전”이고, “오늘이 1일째”라고 말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 공항과 기차역, 시외버스, 선박 등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다. 전날 연방건물 부지 안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조치에 서명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 때 마스크를 들고 나와 흔들며 “첫 100일 동안 다 함께 마스크를 쓰자”고 강조했다.
미국 입국 요건도 까다로워진다.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반드시 받아 음성 결과를 제출해야 하고, 미국에 도착한 후에도 자가격리 기간을 갖도록 했다.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이미 추진됐고 오는 26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기에 자가격리 기간을 갖는 것을 추가했다. 이전 정부에서 권고한 자가격리 기간은 10일인데, 이보다 더 늘어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접종 속도를 높여 앞으로 100일 동안 1억명에게 접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전국 100곳의 백신접종센터를 열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보건복지부에서 인력을 충원하기로 했다. 연방기관을 총동원해 대국민 백신접종프로젝트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종합대책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중점을 두어 준비한 정책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이틀 동안 28개의 행정조치에 서명했는데 그중 11건이 코로나19 관련 대책이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이번 대책을 준비했고, 이날 발표한 보고서 분량은 198쪽에 이른다”며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종합적인 검토를 맡았다”고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 참석해 “우리는 과학과 진실에 근거해 얘기하고 있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에) 해방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스크의 효용과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두고 공개적으로 부딪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대책은 옳은 방향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백신접종 속도나 계획이 전반적으로 기대했던 것보다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온다”며 “바이든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예산으로 의회에 1조9000억달러(약 2096조원)를 요구할 계획이지만, 공화당의 반대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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