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부산에 영미법 적용받는 특수지구 만들겠다..홍콩 다음의 금융허브로" [부산시장 후보 인터뷰]

성상훈 2021. 1. 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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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정치인 아닌 '경제 전문가 필요'"
"기재부 관료, 세계은행 근무, 부산 경제부시장 등 경험 살릴 것"
"부산을 뉴욕 뛰어넘는 도시로"
박성훈 부산시장 후보자.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위기에 빠진 부산에는 그동안의 방식을 반복하는 기성 정치인이 아닌 새인물·새바람·새정책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후보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관계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인물이 나와야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한 박 후보자는 제 37회 행정고시, 제 43회 사법고시를 합격한 후 오랫동안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했다. 2019년부터는 부산 경제부시장을 지내기도 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박 후보자는 "성과를 내는 경제시장이 필요하다"고 특히 강조했다. 그는 ‘경제시장은 뭐가 다른가’라는 질문에는 “기성 정치인들은 말을 앞세우고, 표 계산만을 한다”며 “정작 본인이 내세우는 정책이 실제로 집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부산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사업의 국비예산을 따내고, 수많은 외국계 금융회사를 유치했던 저의 과거 성과를 본다면 경제전문가가 왜 필요한지 알 수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선 후에도 말이 아닌 성과로 차별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당선 후 “영미법을 적용받는 특수한 지구를 부산내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홍콩 사태이후 이곳의 금융기관이 부산으로 올것이란 막연한 이야기가 있는데, 현재로서는 결코 쉽지 않다”며 “세제문제, 규제문제, 법체계, 그리고 기본적으로 생활 습관 차이까지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구역내에서는 영어를 쓰고, 법 체계도 영미법이 적용되는 그런 지역을 만들겠다”며 “재판까지도 영미법 재판소가 하게 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누군가는 너무 멀리간다고 할 수도 있지만 부산을 살리는 이런 창의적 비전을 시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막연히 “부산을 살리겠다”는 게 아닌 부산만의 콘텐츠를 살리는 발전방향을 수립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은 또 바다·철길·하늘길이 하나로 모일수 있는곳”이라며 “지리적 환경을 바탕으로 부산이 갖고 있는 강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예를 들어 기장 쪽에는 관광 MICE와 관련된 창업 생태계를 만들고, 명지 지구쪽은 새로운 국제 물류 관련 창업지구를 만드는 식”이라며 “가덕 신공항이 위치한 지역에 세계적 물류 복합 공항도시를 만들어 FEDEX, UPS, 아마존 등 기업이 오게해 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키우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이런 노력들이 결부되면 뉴욕보다 나은 부산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성훈 부산시장 후보자.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Q. 부산 시장에 뛰어들어야겠다고 결심한건 어떤 계기인가

부산이 무너지고 있다. 기존 방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는 의미다. 기성 정치인이 아닌 경제 전문가가 시정을 맡아서 피폐해진 부산의 새로운 도약을 만드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부산은 과거 산업화의 상징과 같은 도시였지만 그동안 부산은 유능한 인재는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도시는 정체되는 그런 도시가 돼버렸다. 그런 상황 타계하기 위해 정치관계에서 자유로운 인물이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한다. 시민중심, 경제중심의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

 Q. 사실상 정치 신인인데, 출마 선언하고 직접 뛰어보니 뭐가 다른가

사실 본격적으로 공무원 신분이 끝난건 일주일 전이다. 경제부시장이나 기재부 공무원으로 있을때 보던 시각과 정치신인으로 새벽부터 시장가서 영세자영업자들을 직접 만나는건 많은 차이가 있었다. 낮은 곳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다짐과 그동안 모르는게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경험들이 나중에 더 나은 위치에서 부산 시민을 위한 정책을 수립할때 도움이 될 것이라 느껴졌다. 처음에는 거리에서 인사드리는 것도 어색했지만,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고 진정성을 인정해 주셔서 감사했다. 책임감도 아울러 느끼고 있다.

어떤 분들은 "모르고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후보가 이제 나왔는지 최근에 알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또 어떤 분은 "우리 보수에도 새로운 인물이 나와서 새로운 희망을 주는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역에 호박이 넝굴째 왔다"는 칭찬을 해주신 분도 있어 감사했다. 

 Q. '경제 시장'이 될것임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경제시장이 자치단체장을 맡는다면 뭐가 다를까

정치인들은 말을 많이 앞세운다. 표 계산 위주다. 그러면서 정작 본인들이 내세우는 정책이 추후에 실제 집행될 수 있는지는 관심을 안가진다. 행정전문가로서 경험 활용해 기재부에서 꼭 필요한 예산의 재정을 받아낸 경험이 있다.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금융 도시로 지정됐음에도 10년동안 외국계 금융회사 하나 유치 못했던 부산에 수많은 금융회사를 유치시켰다. 기재부 공무원들과 밤새워가며 토론했고, 외국계 금융회사 관계자와 직접 화상으로 인터뷰하며 왜 부산으로 와야 하는지, 예상 되는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 줄것인지를 설득했다. 누구나 말로는 할 수 있고 생각 가능하지만 실질적 구현해 내는게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정치인과 달리 이런 부분에 강점이 있다고 본다. 

 Q.또 다른 경제부시장 임기동안 거뒀던 내세울만한 성과가 있다면

그동안 4번이나 떨어졌었던 센텀 2지구 그린 벨트 해제에 크게 기여했고, 국제 관광도시로 최초로 선정 되는데도 기여했다. 경제부시장 부임후 전에 있었던 틀을 싹다 바꿨기 때문에 나온 성과다, 논리 새롭게 구성하고, pt 발표 자료 하나까지도 직접 챙겼다. 북항 재개발 2단계 관련해서도 부산시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하는 틀을 만들었다. 

 Q. 7조 5000억원 이상의 국비를 확보하는데 역할을 많이 했다는 얘기가 있다. 기재부 등 여러 네트워크를 활용했다는 분석인데, 부산시장 당선 이후에도 강점으로 활용할 생각인가

공무원 경력이 많은 부분들이 예산과 관련돼 있었다. 기재부 뿐 아니라 국회 예결위 국장으로도 있었다. 여당에서 예결위 전문위원도 했었다. 실질적으로 부산에 어떤 사업이 필요한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확실하게 예산 가져올수 있는 방법은, 정치적으로 밀어붙이는게 아니라 필요성과 시급성 관련한 철저한 논리를 만들어 예산담당자를 설득하는 것이다. 부산 경제부시장 있을때 틈나는대로 기재부를 찾았고, 새벽 2~3시에도 전화 주고 받으면서 최선 다했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함께 밤 새우면서도 단 1원 까지도 부산시 예산을 반영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Q. 그 과정에서 특히 기억 나는 예산이 있다면?

노후 전동차 교체 예산이 기억난다. 200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았는데, 기재부가 하늘이 무너져도 해줄 수 없다는 사업이었다. 부산이 지하철 워낙 노후화 되서 반드시 필요했었고, 최초로 이번에 반영됐다. 부산 미래 먹거리 씨앗산업 예산도 많이 확보 했다. 청년이 원하는 그런 일자리 들은 4찬 산업으로 집중되는데 이런 사업에 부산시 예산국비가 내려올수 있게 틀을 만들었다. 
 

 Q. 얼마전 제2의 도시가 부산이 아니라 이제는 인천이라는 뉴스를 봤다. 그만큼 부산의 인구 유출이나 경제적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원인 뭐라고 보나

지역 주력 사업들이 쇠퇴하면서 청년들이 가고 싶은 일자리가 없다. 지역 경제 위기가 대학 위기, 청년 위기로 이어진다. 청년들이 갈만한 일자리 없어서 수도권으로 가니, 우수한 수도권 기업이 인재가 없어서 부산에 터를 못잡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 유치가 우선되야 한다. 확실하게 부산 산업구조 개선하고 젊은이들이 정주하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 창업 생태계 만들고 싶다. 출마 선언에서도 말했듯이 삼성 구글 같이 그런 기업들을 부산 곳곳에 채워넣겠다. 경제부시장 있으면서 세계적 기업들의 투자에 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졌었다. 

Q. 공약 중 "부산에 미국 실리콘밸리를 본뜬 '실리콘 비치'를 만들겠다"는 공약이 가장 눈에 띈다. 부산에 실리콘 벨리 같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뭐라고 보나

부산은 지형적 특성상 산지가 70%다. 바다와 산을 어떻게 잘 이용하느냐가 도시 경쟁력 높일 수 있을지의 여부를 결정한다. 젊은이들이 원하는 트렌드는 일과 레저가 접목된 것이다. 일-레저 도시를 만들겠다. 서부산-동부산, 기장-녹산에 이르기까지 각각 지역 특성에 맞는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기장 쪽에는 관광 마이스와 관련된 창업 생태계 유치하고 명지 지구쪽은 새로운 물류 관련 창업지구를 만들고 싶다. 더 다양한 아이디어들은 정책공약에서 구체활 할 생각이다.

 Q. 1년 좀 넘는 임기를 가지고 공약이 거창하다는 얘기도 있다. 실리콘 비치와 같은 공약의 실현 기간을 어느정도로 보나

1년 남짓의 기간이지만 향후 10년동안 완성될수 있는 밑 그림과 실천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놓겠다. 정치인은 불가능해도 경제전문가는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이 기성정치인과 달리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의 10년을 책임 질 수 있는 미래먹거리 키워내겠다. 

 Q. 창업이든 금융이든 부산의 발전 방향이 서울의 모습과 같지는 않을거 같다. 부산만이 갈수있는 발전 방향이나 콘텐츠가 뭐가 있을까

부산은 바다와 철길과 하늘길이 하나로 모일수 있는 곳 이다. 이러한 지리적 환경을 바탕으로 부산이 갖고 있는 강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 해야 한다. 가덕 신공항 위치해 있는 지역에 세계적 물류적 복합 공항도시 만들고, 그 배후지역에 물류거점 기지를 만들어야 한다. FEDEX, UPS, 아마존 등 세계적 기업이 이곳에 오면 아시아 물류 거점으로 커 나갈수 있다.

또 부산의 경우 세계적인 관광지의 잠재력이 있다. 상상력 발휘할수 있는 도시로 이전에 젊은 청년들 터잡고 상상력 바탕으로 창업 활성화됨으로서 세계적 유니콘 기업을 만들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창업 실패 하더라도 재기 할수 있는 창업 재기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도 있다. 기존 주력 산업이 사양산업 되고 있는데, 고도화 필요한 사업의 경우 고도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산업 구조조정 필요한 부분은 구조조정 기금으로 전이 시켜 주는 그런 과정 필요하다. 도시의 경쟁력 높이는건 하나의 영역 아니고 삼성, 구글 과 같은 외부충격 가질수 있는 대기업, 젊은인재들이 창업하기 좋은 환경, 적절한 지원 등이 함꼐 필요하다. 기존 제조업 역시 같이 성장해야 도시 경쟁력 새로 갖출수 있다. 이런 노력들이 결부되면 뉴욕보다 나은 부산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스타트업 부산' '디지털 부산'으로 글로벌 경제 수도로서 자리잡을수 있다. 

 Q. 부산의 젊은 세대 유출을 얘기하며 꼭 나오는 얘기가 지방 균형발전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공기관 이전 문제는?

지방 균형 발전에 효과적인 공공기관 이전 필요. 지금보다 공공기관 더 내려오도록 지역 정책과 중앙정부, 국회에서 많은 노력 기울일 필요있다. 정책 의사 결정권자가 더많은 노력해야 된다. 지역 내려와 있는 기업들과 시너지 효과 낼수있는 더 많은 유사 금융 공기업들도 부산에 내려와야 한다. 결국 금융은 시너지 효과 발휘되는 사업이다. 

 Q. 현 정부 지방발전 정책을 평가한다면

시도는 좋았지만 실행력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 지방에 도움 되는 공기업들이 내려올수 있도록 적극적 조치 필요하다. 지역 인재가 지역 공기업 채용 될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도 필요하다.

 Q. 전임 시장을 평가하자면

개인적으로 실망 많이 했고, 인간적으로 실망했다. 무책임 하고 씻을 수 없는 일을 했다. 부산 시에 내려와 4개월 채 되기전에 전임 시장이 없는 상황이 됐다. 

 Q. 또 수도권 규제 문제 얘기도 많다. 수도권 규제를 풀어야 된다는 주장과 반대로 지방 산업이 타격을 받을것이란 얘기도 있다

수도권 집중 막기위해 일정 규제 필요하지만, 지방 경쟁력 높이는게 필요하다. 거꾸로 지방 과감히 규제 풀어야 한다. 부산 특정지역들 영미법이 적용 되는 그런 특정지역 만들고 싶다. 홍콩에서 이탈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부산 지역에 위치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홍콩 영미법이 적용되는 지역을 만들겠다. 금융기관 우리 부산 오지 않은 이유 많은데, 세제문제, 규제문제, 기본적으로 생활 습관 차이다. 언어도 그렇고 영미법이 적용되는 법체계도 다르다. 부산의 대륙법 충돌한다. 특정 구역에 영어를 쓰게 하고, 법체계도 영미법이 적용되며, 재판도 영미법 재판소를 설치하겠다. 너무 멀리가냐 하겠지만 이런 비전을 시민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세재도 지방 자율성 가지고 세재 부분에서 혜택 줄수 있는 유연성 확보해야 한다. 국세와 같은 부분들은 당장 힘들겠지만 지방세법 부분은 정치권 도움 받아야한다. 

 Q. 재난지원금이나 백신 문제를 선거 직전인 2, 3월에 이용할거란 당내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의힘 입당한 이유도 정부의 표만 보여주는 포퓰리즘 정책에 동의 할수 없어서다. 선거만 이기겠다는 발상은 나라 전체를 흔든다. 재난지원금이나 백신을 포퓰리즘으로 이용해도 이번에는 시민들이 안통할거라고 본다. 현명한 시민들의 결정이 있을 거다. 

 Q. 체감하는 선거분위기는 어떻나. 부산 여론이 정부여당에 좋지 않은데, 어떤 부분에 불만이 가장 크다고 보는가

결국은 이것도 역시 경제와 관련된건데, 소득주도성장 같은 이념 앞세운 경제정책이 부산 시민의 삶을 힘들게 하고 부산 경제 무너지게 했다. 이런 부분에서 현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반사이익만으로 머무를 수는 없다. 혁신적인 모습 보여줘야 하고, 대안을 보여줘야 한다. 

무조건 야당이 이긴다고 보는 시각 있는데, 여러 변수 남아있다, 국민의 힘에 대한 반감 상당한 상황인 것도 맞다. 저 같은 젊은 경제 전문가, 혁신 전문가가 당의 변화와 혁신 보여줄수 있는 상징이 될 수 있다, 내년도 대선 승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중도 보수 외연을 확장하는것이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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