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골키퍼 PK 골' 멘딜리바르 감독, 조롱 아닌 절박함

이형주 기자 2021. 1. 2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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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 에이바르 호세 루이스 멘딜리바르 감독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라리가 담론이 펼쳐진다. 

기원전 219년 명장 한니발이 스페인의 사군툼(현 사군토)을 공략하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다. 이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사군툼 교전의 그 순간처럼 STN스포츠가 연재물로 중요한 라리가 담론을 전한다.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11번째 이야기: '골키퍼 PK 골' 멘딜리바르 감독, 조롱 아닌 절박함

호세 루이스 멘딜리바르 SD 에이바르 감독은 조롱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SD 에이바르는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바스크지방 기푸스코아주의 에이바르에 위치한 무니시팔 이푸루아에서 열린 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9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 초반 흥미로운 광경이 벌어졌다. 전반 8분 AT 마드리드 윙백 야닉 카라스코가 에이바르 공격수 무토 요시노리를 뒤에서 밀었다. 심판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런데 등장한 키커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골키퍼인 마르코 드미트로비치였기 때문이다. 

마르코 드미트로비치 골키퍼는 골문을 비운 뒤 페널티킥을 차 성공시켰다

드미트로비치는 골키퍼 장갑을 낀 상태로 공을 놓고 성큼성큼 뒤로 갔다. 이어 심판의 휘슬이 울리자 공을 침착하게 차 넣었다. 동료들은 기쁨으로 드미트로비치를 부둥켜 안았다. 에이바르는 이후 아쉽게 이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AT 마드리드에 1-2로 석패를 당했다. 

사견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승부차기가 아닌 정규 경기에서 골키퍼가 페널티킥 처리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처럼 여겨진다. 골키퍼들이 페널티킥을 찰 수 없는 것은 아니나 그런 상황이 나온 뒤에는 상대팀 선수들이 거칠게 반응하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실축 후 역습을 허용할 수 있음에도 골키퍼를 페널티 키커로 낸다는 것은 상대팀에 대한 무시가 깔려있다는 논지다. 불문율에 해당되는 일들과 그 구조가 유사하다. 

경기 후 멘딜리바르 감독은 드미트로비치 골키퍼의 페널티킥 처리가 조롱의 의도가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같은 날 스페인 언론 <마르카>에 따르면 멘딜리바르 감독은 "드미트로비치 골키퍼가 페널티킥을 찬 이유는 우리가 계속 페널티킥을 놓치고 있어서지 다른 이유가 아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우리 팀의 실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가 훈련 때 페널티킥을 잘 찼다. 그가 정규 시간에 페널티킥을 맡겨도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페널티킥을 맡겼고 득점을 해줬다"라고 설명했다. 

멘딜리바르 감독은 드미트로비치 골키퍼에게 계속 페널티 키커를 맡길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제1의 키커는 아니다. 그는 "다른 키커들이 일단은 우선이다. 하지만 다른 키커들이 필드의 없는 경우 드미트로비치 골키퍼가 페널티킥을 찰 것이다. (페널티 키커들이 교체 아웃돼) 불가피한 상황이고, 실패하기 전까지는 계속 맡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멘딜리바르 감독의 말대로 드미트로비치 골키퍼의 페널티 키커화는 조롱이 아니라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었다. 실제로 에이바르는 직전 시즌 10개의 페널티킥을 얻어 7개만 집어 넣었다. 70%의 팀 페널티킥 성공률인데 라리가 20개 팀 중 뒤에서 5위로 매우 나쁜 편이었다. 

올 시즌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올 시즌에는 6개의 페널티킥을 얻어 3개만 성공시켰다. 팀 페널티 성공률이 50.0%(3/6)인데, 이는 40.0%(2/5)의 FC 바르셀로나에 이은 라리가 최악의 팀 페널티킥 성공률 2위에 해당한다. 바르사를 제외하고는 에이바르보다 팀 페널티킥 성공률이 낮은 팀은 없다. 에두아르도 엑스포지토, 세르지 엔리크 등 실패한 키커도 한 명이 아니다. 돌아가면서 실패 중이다.

에이바르는 약한 전력 상 얻는 기회가 적다. 골키퍼의 페널티킥 처리는 절박함의 발로다

에이바르는 라리가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팀이고, 이에 전력도 약하다고 봐야 한다. 팀의 특성 상 적은 기회를 살리는 것이 중요한데 이처럼 페널티킥 성공률이 좋지 않으면 곤란한 것이다. 

이에 멘딜리바르 감독은 드미트로비치 페널티 키커 기용을 상황이 허락하는 한 계속할 생각인 것이다. 드미트로비치 골키퍼는 1992년 생으로 세르비아 국가대표이기도 하다. 선방 능력과 빌드업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는 그다. 빌드업 시 킥력도 좋아 멘딜리바르 감독이 중책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롱의 의미는 아니며, 제1의 키커가 아닌 팀의 전문 페널티 키커 부재 시 제2의 혹은 제3의 페널티 키커가 유력하다.

사진=이형주 기자(스페인 발렌시아/메스타야), SD 에이바르, 뉴시스/AP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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