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났다' PD "김정수씨, 아내 찾아온듯 몰입..아이들도 눈물"[직격인터뷰]

김소연 2021. 1. 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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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VR(가상현실) 휴먼 다큐 '너를 만났다'가 시즌2로 또 한번 안방극장을 울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창사 60주년 특집 VR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시즌2가 김정수 씨와 아내의 재회로 또 한번 감동을 선사했다.

'너를 만났다'는 이제는 세상을 떠나 더는 만날 수 없지만 간절하게 보고싶은 사람을 가상현실로 구현해 따뜻했던 순간의 기억을 불러오는 프로젝트. 지난해 세상을 떠난 딸 나연이를 만나는 엄마를 담은 시즌1으로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든데 이어 시즌2에서는 5남매 아빠 김정수 씨가 4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성지혜 씨를 만나는 내용이 담겼다.

'너를 만났다' 연출을 맡은 김종우 PD는 22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의 호평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즌1 나연 양 편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호평을 받아 속편 제작을 두고 고민이 많았을 법하다. 이에 대해 김종우 PD는 "시즌1에서 받은 호평은 매우 감사했다. 그렇게 큰 반향이 있었던 것은 처음이었다. 주위에서 이런 포맷을 계속 가지고 가면 어떻겠냐고 하더라"면서 "개인적으로는 '할 수 있을까?', '한 편으로 끝내는 게 나을까?'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고 고민했음을 밝혔다.

김 PD는 "일단 기술적인 토대를 만들어 놓고 체험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지 계속 살피고 있었다. 그러던 중 김정수 씨 가족을 알게 됐다. 이 가족에 좋은 느낌을 받아서 만나보자는 연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이 부모와 자녀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시즌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김 PD는 이런 새로운 결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단다.

"가족에는 다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이 중 다른 결을 표현할 수 있느냐가 중요했어요. 아이의 아야기와는 많이 달라요. 표현해야 하는 포인트도, 기술적인 부분도 다릅니다. 이번 시즌을 통해 부모님, 형제, 자매 등 다양한 관계를 담을 수 있는 틀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봤습니다."

김 PD는 또 "김정수 씨가 사랑하는 여자, 아내를 만나는 이야기다. 부부가 사랑을 했고 아이들이 생겼다. 이 아이들은 아빠가 엄마를 뜨겁게 사랑하는 것을 본 목격자다. 동시에 엄마를 그리워하고, 엄마가 없는 그 시간을 견뎌온 아이들이다. 제작진 측으로 많은 사연이 들어왔고 온라인, 오프라인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접했고 또 만나본 가족도 있지만 김정수 씨의 다섯 아이들에 마음이 끌렸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김정수 씨 가족에 대해 "아내의 사망이라는 위기를 겪은 뒤 무너지는 가정들도 있다. 아이들이 엇나가는 경우도 있고. 그런데 이 가족을 그런 일이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서로를 붙잡아주고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가 조금 더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는 사람을 슬프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에게도 추억을 하나 더하도록 하고 싶었다"고 섬세한 배려를 드러냈다.

방송을 본 뒤 김정수 씨 가족은 "재미있게 봤다"고 연락을 줬단다.

김 PD는 "서로 몰랐던 모습을 발견했나 보더라. 가족이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이야기 안하는 모습들이 담겼다. 서로 먹먹하게 슬퍼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었는데 그걸 발견했나보더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은 기억을 잊어가기 마련이다. 첫째, 둘째는 기억이 있지만 말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 아래 동생들은 엄마에 대한 기억 조차 희미해진다. 김정수 씨는 아이들에게 엄마에 대한 기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아이들이 아빠가 슬퍼할까봐 엄마 이야기를 안한다고 하더라. 이번 일을 계기로 한번은 눈물을 흘리겠지만 다시 즐겁게 엄마를 추억하고 좋은 기억을 간직하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이 한 편으로 끝난 것과 달리 시즌2는 김정수 씨 이야기 두 편과 지난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고로 사망한 고(故) 김용균 씨 이야기 한 편으로 구성됐다. 김 PD는 "완결성으로 보면 1회가 좋을 수도 있다. 그런데 가족들의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사연을 조금 더 넣었다"면서 "김용균 씨 이야기는 VR저널리즘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2 작업을 하며 힘들었던 점은 무엇일까.

김 PD는 "지난번엔 협업사와 함께했는데 이번엔 MBC 디자인센터 VFX(특수영상)팀과 MBC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겠냐'고 한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또 아동이 아닌 성인을 구현하는 작업이라 제작 난이도는 더욱 높아졌다. 김 PD는 "아이의 모션보다 어른의 모션은 더 디테일이 중요해 목표가 높았다"면서 "표정도 기쁘다 슬프다 정도였던 것에서 더 나아가 안쓰럽다 등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 MBC 자체 기술로 만들었는데 제작진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공을 돌렸다.

김 PD는 또 "김정수 씨가 몰입을 많이 하더라. 정말 아내가 찾아온 느낌을 받았나보더라. 아이들도 눈물을 흘리면서 열심히 지켜봤다.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아이들의 얼굴에서 '엄마가 찾아왔다'는 감정이 나타나는데 책임감이 느껴지더라"고 덧붙였다.

시즌2 역시 많은 시청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지켜봤다. 김 PD는 "큰 슬픔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각자가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지 봤다. '기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계속 생각을 했다. (성지혜 씨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있었다는 것을 영원히 남겨주고 싶어했던 것 같더라. 지금 엄마가 없더라도 엄마가 있었음을 기억하는 것까지 생각이 연결됐다. 눈물 흘리며 편집을 했다"고 말했다.

또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각자 생각이 (개개인의 경험과 결부돼)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더라. 그걸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시작과 끝을 가지고 그 시간이 겹치는 동안 함께 산다. 그리고 누군가 떠나면 남는거다. 공통적으로 그런 운명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큰 공감으로 통합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사연을 가진 시청자들이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글을 남긴 것을 봤다. 이런걸 볼 때면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PD는 남은 2, 3부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2부에서는 김정수 씨가 아내와 만나는 내용이 더 집중적으로 비춰질 예정입니다.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또 3부는 'VR저널리즘'입니다. 한국에서는 많이 소개되지는 않았는데 직접 공간에 들어가거나 체험 하면서 더 깊이 공감하는 방식입니다. VR부스나 영화제 같은 곳에서도 선보이고 싶어요. 이 사건을 담아 정치적인 내용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인간적인 이야기로 접근해 어떤 상황이었고 어떤 마음이었을지 들여다보자는 취지입니다. 이를테면 VR저널리즘 작품 중 난민에 대한 것이 있는데 난민이 국경을 넘는 과정이 담겼어요. 정치적 쟁점보다는 인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큰 틀의 이야기를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ksy70111@mkinternet.com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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