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기계 하이브리드 시대가 온다

김진철 2021. 1. 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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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제너레이션> 은 서문에서부터 놀라운 사건과 마주친다.

"로봇이 있다고 해도 인공지능은 확장된 감각을 지닌 증강 인간의 일부가 될 것"이며 "뉴로제너레이션에서 인간-기계 하이브리드는 컴퓨터의 고속 처리 능력에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더해 현재 능력을 다 합친 것보다 더 우수한 존재로 변모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개인의 신경 데이터의 사적 소유권 보장과 거래 규제, 인간-기계 하이브리드 행위의 도덕적·법적 책임 소재 등에서 아주 복잡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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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제너레이션: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는 놀라운 세상

탠 리 지음, 김시내 옮김, 김선미 감수/한빛비즈·1만8800원

<뉴로제너레이션>은 서문에서부터 놀라운 사건과 마주친다. 사지마비 장애인이 파란색 레이싱카를 타고 굉음을 내며 자동차 경주 트랙을 3바퀴나 돌았다는 이야기. 운전대도 페달도 없는 자동차에서 그는 뇌파로 조종했다고 한다. 뇌파로 차를 운전하는 장치인 헬멧을 개발한 미국 회사 이모티브의 설립자가 이 책 저자 탠 리다. 한 번 더 놀라는 건, 그가 베트남에서 탈출한 난민 출신으로 오스트레일리아로 어릴 적 망명했다는 사실. 네 살짜리 아이는 엄마, 할머니, 여동생과 함께 150여명을 실은 21미터짜리 예인선을 타고, 영국 유조선을 거쳐 말레이시아 난민촌에서 석달을 지낸 뒤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했다. 그는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쭉 찢어진 눈’에 차별받으며 사업가이자 뇌 연구자, 사회활동가로 자라났고 지금은 미국에서 남편, 딸과 살고 있다.

이 책은, 1.3㎏에 불과하지만 우주보다 광활한 인간 뇌의 세계를 탐험해온 인류의 성과를 소개한다. 뇌 향상 및 증진이라는 미지의 세계, 뇌의 신경가소성이라는 놀라운 속성을 끌어올리는 기술의 현황, 인간 정신세계를 확 바꿔놓을지 모를 신기술을 이 책에서 마주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정신 건강 애플리케이션, 기억을 되살리는 인공 해마, 수학 귀재로 만들어주는 두개자극, 마비 환자가 걸을 수 있게 도와주는 신경 자극 및 생체공학 외골격, 뉴런 1천억개 속에 저장된 지식을 디지털로 변환할 수 있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등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뇌를 치료하고 인간 기능을 향상시키는, 최첨단 기술들은 인공지능(AI)이라는 귀결을 향한다. 이 책 저자는 흥미롭고 충격적인 각종 기술과 치료법 등을 역동적으로 설명하며 막바지에 이르러 인공지능에 대한 생각을 꺼내놓는다. 뇌 영역에 다양하게 적용할 기술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는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역시 낙관한다. “로봇이 있다고 해도 인공지능은 확장된 감각을 지닌 증강 인간의 일부가 될 것”이며 “뉴로제너레이션에서 인간-기계 하이브리드는 컴퓨터의 고속 처리 능력에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더해 현재 능력을 다 합친 것보다 더 우수한 존재로 변모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술낙관주의자이지만 윤리적, 사회경제적 문제도 놓치지 않는다. 우선 그는 ‘신경평등’이란 개념을 제시한다. 특히 연구개발 측면에서, 백인 남성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의 아동, 여성, 남성을 연구해야 한다.” “도시만 아니라 작은 마을에서 사는 사람의 뇌를 들여다 봐야” 하고 “발달하는 뇌와 노화하는 뇌 모두를 탐구해야 한다.” 이것이 “모두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기술의 혜택이 두루 돌아가도록 정책적 배려 역시 필요하다. 윤리적 문제는 아직 간단치 않다. 개인의 신경 데이터의 사적 소유권 보장과 거래 규제, 인간-기계 하이브리드 행위의 도덕적·법적 책임 소재 등에서 아주 복잡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당장 해결이 시급한 문제는 아니지만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어야 하며 이미 몇가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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