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리유는 잊어주세요"..현대홈쇼핑, '에이세'로 속옷 시장 재도전

홍다영 기자 2021. 1. 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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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속옷·의류 브랜드 ‘에이세’ 상표 출원

현대홈쇼핑(057050)이 속옷 시장에 재도전한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현대홈쇼핑 본사. /현대홈쇼핑 제공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속옷·의류 브랜드 에이세(Aise) 출시를 준비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작년 12월 특허청에 상표 출원을 신청했고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출원을 신청한 상표가 등록되려면 통상 8~10개월쯤 걸린다.

현대홈쇼핑은 2008년 기존 5~10세트에서 벗어나 2세트를 저렴한 값에 판매하는 ‘혼리유’라는 자체 속옷 브랜드를 출시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했다. 이후 자체 속옷 브랜드가 없었다.

현대홈쇼핑이 작년 취급한 상품 중 속옷 비중은 2% 수준에 불과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브랜드 종류 강화를 위한 것"며 "속옷만 판매할지 이너웨어(외투 안에 입는 옷)까지 포함한 종합 패션 브랜드가 될지 검토중"이라고 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초 ‘현대백화점 비전 2030’에서 상품력 강화를 위해 패션·뷰티 브랜드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홈쇼핑·아웃렛·면세점 등 그룹사의 유통 매출을 작년 13조2000억원에서 2030년 39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CJ오쇼핑이 작년 12월 프리미엄 프랑스 속옷 브랜드 바바라를 선보였다. /CJ오쇼핑 제공

홈쇼핑 업계 중 속옷 판매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CJ오쇼핑이다. CJ오쇼핑은 2001년 자체 속옷 브랜드(PB) 피델리아를 출시해 12년간 5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2015년에는 라이선스(상표권)를 사와 베라왕 인티메이츠를 판매했고, 2017년에는 빅토리아 시크릿 디자이너와 협업해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스튜디오를 출시했다. 작년 말에는 프리미엄 프랑스 속옷 브랜드 바바라를 선보였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피델리아와 베라왕 인티메이츠, 빅토리아 스튜디오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품질을 인정받아 작년 속옷 판매 10위 안에 들었다"고 했다.

롯데홈쇼핑과 GS홈쇼핑(028150)은 자체 속옷 브랜드가 없다. 대신 롯데홈쇼핑은 2015년 샹티, 상콤플렉스, 조르쥬 레쉬의 라이선스를 단독으로 사와 속옷을 판매하고 있다. 작년 기준 샹티는 누적 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다. 상콤플렉스는 820억원, 조르쥬 레쉬는 420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인기 속옷 브랜드 순위를 보면 상콤플렉스가 1위, 샹티가 2위, 조르쥬 레쉬가 5위다. 그 밖에 캘빈클라인, 아디다스, 푸마 등도 10위 안에 들었다. GS홈쇼핑은 휠라, 아디다스, 푸마, 코데즈컴바인, 라이크라 등이 인기 속옷 10위 안에 포진해 있다.

홈쇼핑 업계가 속옷에 주목하는 것은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면서 집에서 편히 입을 수 있는 속옷이 주목받고 있다. 마진을 많이 남기는 자체 속옷 브랜드는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동안 홈쇼핑 업계는 송출 수수료(채널에 방송을 내보내는 대가로 지불하는 수수료)가 증가하는 반면 TV 시청자가 줄어 고전하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방송 산업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들의 2019년 홈쇼핑 송출 수수료 매출은 1조8278억원으로 전년보다 1839억원 늘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2017년 2시간 48분, 2018년 2시간 47분, 2019년 2시간 42분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작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소비가 자리 잡으며 홈쇼핑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작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7.4%, 91% 늘었다. CJ오쇼핑도 매출과 이익이 2.5%, 11% 증가했다. 롯데, GS홈쇼핑도 선방했다. 보통 3분기는 사람들이 여름·가을 휴가를 떠나 TV 시청이 감소하는 비수기지만 코로나 특수를 톡톡히 본 셈이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수석연구원은 "홈쇼핑이 기존에도 속옷을 많이 취급했지만 요즘에는 특히 코로나로 ‘집콕’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속옷 관련 상품이 소비자에게 관심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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