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문대통령, 北의 위협까지 대화 신호로 오판"

김명성 기자 입력 2021. 1. 22. 10:56 수정 2021. 1. 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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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북한 평양에서 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ㅅ'으로 보이는 문구를 단 신형 추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했다. 이번에 공개된 SLBM은 지난해 10월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4ㅅ'보다 탄두를 키운 신형 SLBM으로 보인다./조선중앙통신 연합통신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 속에서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의소리방송(VOA)이 22일(현지 시각)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노동당8차대회에서 직접 첨단무기 개발 현황을 과시하면서 핵무력 강화를 선언했는데 문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적 성명이나 위협까지 대화 신호로 오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모든 가용 정보와 반대로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니 몹시 놀랍다”면서 “김정은의 발언은 핵무기를 안보에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2차 보복 공격 능력을 확보하고자 새 미사일과 운반 시스템, 핵무기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 명예회장은 VOA에 문 대통령의 ‘김 위원장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는 언급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얼마나 순진한지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라는 보검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문 대통령이 지금쯤 그 정도는 알아야 하지만, 그의 유산을 통일의 진전과 너무 강하게 결부시키는 바람에 북한에 쉽게 이용된다”고 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VOA에 “김정은의 최근 8차 당대회 발언을 읽으면서 ‘분명한 비핵화 의지’로 읽힐 만한 신호를 도무지 발견할 수 없었다”며 “오히려 김정은의 당대회 연설은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고 핵무기 역량을 강화하며 완전한 핵 보유국 자격으로 미국을 대하겠다는 북한의 결의를 보여주는 그 어느 때보다도 명백한 신호였다”고 진단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을 잊고 있다”며 “여기에는 남과 북이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치, 사용을 하지 않고, 핵 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하며, 핵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않기로 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포함된다”고 이 방송에 설명했다.

베넷 연구원은 이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북한 정권의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 약속으로 북한이 핵무기나 핵무기 생산 역량을 갖지 못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도 이 선언을 위반했는데, 특히 김정은은 그렇게 함으로써 판문점 선언까지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김정은이 추구하는 대화는 문 대통령이 거듭 주장해 온 ‘비핵화 대화’가 아니라 북한을 ‘핵 강국’이자 동등한 군축 회의 상대로 간주하고 마주 앉아 달라는 요구라는 지적도 나왔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이미 헌법에 핵 보유를 밝힌 북한은 냉전 당시 ‘전략무기제한협상’과 ‘전략무기감축협상’을 이끌었던 미-소 관계와 같은 동등한 입장에서 미국과 협상하기 원한다”며 “그런 협상을 시작하면 북한은 미국의 핵무기 감축을 요구할 것이고, 이는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라고 이 방송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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